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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장

소만영은 얼굴을 붉히며 작은 새마냥 기모진의 어깨에 얼굴을 기댔다. “엄마 아빠, 걱정 마세요. 모진 씨는 날 잘 돌보아 줄 거예요, 그렇지?” 그녀는 촉촉한 눈으로 기모진을 올려다 보았다. 마침 내려다 보는 그와 시선이 마주쳤다. 그런데 너무나 싸늘한 그의 눈을 보고 그녀는 깜짝 놀랐다. “모, 모진 씨……” “난 너와 파혼을 선언하려고 해.” “......” “…… 뭐라고?” 소만영은 그 순간 굳어버렸다. 사화정, 모현, 기모진의 부모님도 모두 깜짝 놀랐다. 소만리는 침착하게 보고 있었지만 내심 이상하게 생각했다. ‘기모진이 소만영과 파혼을 하려고 하다니?’ 황당하기 짝이 없는 말이었다. 그는 소만영의 이런 청순가련한 모습을 좋아했다. 그래서 그 오랜 세월을 그녀가 밑도 끝도 없이 멋대로 하도록 내버려 둔 것이다. 그런데 어쩌다가 갑자기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일까? “여보게, 이게 무슨 소린가? 어떻게 우리 만영이랑 파혼을 해. 만영이가 자네 애까지 낳았는데!” 사화정이 울컥하더니 소만리를 가리켰다. “이 여자 때문인가?” 기모진은 불만스럽다는 듯 눈썹에 힘을 주었다. “그 분과는 무관합니다.” 그는 말하면서 소만영을 쳐다보았다. “그 날 아침 내가 했던 말은 기억하겠지?” 소만영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때 기모진이 했던 말을 떠올렸지만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네가 만약 란군이 납치 사건과 관련이 있다면 약혼 무효를 선언할 거야.” 순간 그녀의 얼굴이 백지장처럼 하얗게 됐다. “결국 날 안 믿어 주는 거야? 말했잖아, 난 란군이 납치에 간여한 적이 없어. 란군이는 내 아들이라고! 내가 어떻게 누군가와 짜고 그 아일 납치해? 내가 왜 그러겠어?” 소만영의 다급한 해명에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기모진이 파혼을 선언한 배경을 알게 됐다. “소만리에게 누명을 씌워서 내가 만리를 증오하게 만들려고.” 기모진이 평온한 말투로 말을 받았다. 소만영은 당황했다. “나, 난 아니야! 육정 같은 건달의 말만 믿고 날 판단하지 마. 우리가 같이 한 세월이 얼마인데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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