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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8장

”환각? 그럼 모든 게 다 환각 상태에서 본 환상이었단 말이에요?” 호정은 사나운 눈빛을 하고 되물었다. “소만리, 내가 모를 줄 알았어요? 당신들은 내가 더 이상 휘젓고 다니는 게 싫어서 나한테 일부러 거짓말을 지어내서 내 입을 막으려고 하는 거잖아요! 난 세 살짜리 꼬마가 아니에요! 내 일은 내가 알아서 잘 분별할 거예요!” “네가 정신을 잃었을 때는 그게 단지 환상 속에 일어난 일이라는 걸 전혀 알지 못해.” 소만리는 여전히 조곤조곤하게 설명했다. “호정, 만약 네가 믿지 않는다면 병원에 가서 검사해 보면 바로 알 수 있는 일이야. 의사가 너에게 지금 네 몸이 어떤 상태인지 알려줄 거야. 네 몸이 멀쩡하다는 걸 바로 알 수 있어. 왜냐하면 네가 생각하는 그 일은 단지 네 머릿속에서 나타난 환상일 뿐이기 때문이야.” “환상... 허...” 호정은 쓴웃음을 지었고 충혈된 두 눈에서는 점차 빛이 사라졌다. 그녀의 눈에서 소리 없이 회한의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러니까 그동안 나 혼자 착각을 했었다는 거네요. 내가 기 선생님이랑 무슨 일을 벌였다고 생각한 거예요? 내가 기 씨 그룹에서 무슨 소란을 피운 거예요? 네? 허, 허허, 하하하...” 호정은 소리 내어 웃으며 점점 더 미쳐가는 모습을 보였다. 호정은 자신이 지금까지 한 일이 모두 한바탕 허깨비처럼 느껴졌다. 그녀는 입만 열면 기모진이 자신과 잠자리를 하고도 자신을 책임지지 않는다고 떠벌리고 다녔다. 그러나 사실 그 모든 일들은 자신의 환상일 뿐이었던 것이다. 그녀는 스멀스멀 올라오는 자괴감에 자신의 모든 체면을 잃는 듯했다. 소만리는 호정이 미친 사람처럼 웃는 것을 보고 기모진과 어떻게 마무리해야 할지 의논하려고 했다. 그때 갑자기 호정은 옥상 난간을 향해 황급히 달려갔다. “호정!” 소만리가 급히 쫓아갔다. “바보 같은 짓 하지 마!” “소만리!” 기모진은 소만리가 쫓아가는 것을 보고 더욱 걱정이 되어 쏜살같이 그녀를 뒤따라갔다. 옥상에는 난간이 있었지만 호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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