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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1장

기모진은 회사 서류 같은 것이 들어 있을 줄 알고 열어보니 서류가 아니었다. 안에는 또 다른 봉투가 있었고 기모진은 의심스러운 듯 잠시 보다가 봉투를 열어 보았다. 그러나 막상 봉투를 열어 본 기모진의 눈빛이 확 잠겨 버렸다. 안에는 소만리의 사진 몇 장만 들어 있을 뿐 다른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사진 속 소만리는 기 씨 그룹 로비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바깥을 바라보며 옅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냥 일상적인 사진일 뿐이었는데 왠지 기모진에게는 불길한 기운이 스쳤다. 사진 속 소만리의 얼굴에 크게 X 표시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기모진은 소만리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재빨리 사진을 접어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태연스럽게 핸드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기모진은 육경에게 전화를 걸어 택배 봉투 위에 써 있는 송장번호를 알려주며 택배의 발송지를 알아보도록 했다. 육경에게 지시를 마친 기모진이 전화를 끊고 뒤돌아서 보니 소만리가 그 자리에 서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소만리?” 그는 약간 놀라서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소만리를 보며 말했다. “어머니는? 당신과 얘기하고 있지 않았어?” 소만리는 엷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머니는 기란군과 막내를 데리고 산책가셨어. 택배로 온 그 봉투에 무슨 문제라도 있어?” “...” 소만리가 이렇게 직접적으로 물어볼지 몰랐던 기모진은 머뭇거리며 말했다. “소만리, 당신...” “아까 어머니랑 얘기하면서도 당신을 유심히 봤어. 그 봉투 안에 뭐가 들었길래 그렇게 몰래 전화를 한 거야?”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바라보는 소만리의 모습을 보고 기모진은 갑자기 좌절감이 느껴졌다. 어떻게 그녀의 눈을 속일 수가 있겠는가? 기모진은 더 이상 숨길 수도, 숨길 생각도 없어서 서류 봉투를 소만리에게 건넸다. 기모진이 염려하던 것과는 달리 소만리는 봉투 안의 사진을 보고는 아주 담담하게 입꼬리를 슬며시 잡아당겼다. 무심한 듯 미소를 짓는 소만리의 모습에 기모진은 살짝 걱정이 되었다. “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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