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8장
”나한테 할 말이 있는 거죠?”
강자풍은 빙빙 돌리지 않고 물었다.
기모진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래층에 내려가서 얘기해.”
그는 먼저 돌아섰고 강자풍도 그의 뒤를 따랐다.
밤은 이미 깊었다.
강자풍은 하인에게 홍차와 간식을 부탁했고 그와 기모진 단둘만이 거실에 덩그러니 앉았다.
강자풍은 기모진이 자신에게 할 말이 있음을 알고 잠자코 그의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기모진은 계속 차만 홀짝이며 입을 열 의사가 도무지 없는 사람 같았다.
강자풍이 참지 못하고 먼저 입을 열었다.
“사실 당신은 여온이를 여기에 남겨두고 싶지 않은 거죠?”
기모진은 여유로운 자태로 홍차를 마시다가 천천히 찻잔을 내려놓고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강자풍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여온이를 잘 돌보지 못하겠단 뜻이야?”
기모진이 강자풍에게 되물었다. 강자풍은 어리둥절해하며 말했다.
“아, 아니에요. 내 말이 그런 뜻이 아니란 거 잘 알잖아요.”
“그럼 무슨 뜻이야?”
“난...”
강자풍은 자신도 모르게 정신이 멍해졌다.
“강자풍, 궁금한 게 있어. 고승겸과는 어떻게 만나게 된 거야?”
“그가 먼저 날 찾아왔어요.”
강자풍은 이제 와서 숨길 것이 하나도 없었다.
“고승겸은 흑강당의 일들을 아주 많이 알고 있었어요. 우리 형과 누나의 죽음도 알고 있었고요. 고승겸은 나와 당신들 사이를 이간질해서 내가 당신들에게 원한을 품게 만들었어요. 그래서... 나중에 일어난 일은 당신이 알고 있는 그대로예요.”
강자풍은 말을 끝맺지 못하고 이렇게 말했다.
기모진처럼 똑똑한 사람은 일일이 말하지 않아도 이미 다 알고 있을 거라고 믿었다.
“처음에는 나도 완전히 고승겸한테 속았어요. 사실 우리 형은 항상 나에게는 잘 대해 주었거든요. 비록 밖으로는 악랄한 짓을 하긴 했지만 나한테는 항상 세심한 배려를 보여 주었죠. 형은 응당 받아야 할 벌을 받았지만 여전히 나에게는 좋은 형이었어요.”
강자풍은 지난 일을 회상하는 것조차 괴로운 듯 눈을 질끈 감았고 소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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