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66장
기여온의 눈에 비친 상실감에 소만리의 마음도 덩달아 텅 비어 버린 것 같았다.
“여온아, 우리 여온이 착하지. 강자풍 오빠 곧 돌아올 거야.”
기여온은 눈을 들어 소만리에게 부드러운 시선을 보냈다.
마치 정말이냐고 묻는 것 같았다.
소만리는 기여온의 의도를 눈치채고는 강조하듯 힘주어 말했다.
“엄마가 약속할게. 자풍이 오빠는 꼭 돌아올 거야.”
이 말을 듣고 기여온은 그제야 자신의 눈에 가득 찬 상실감을 거두어 내었다.
자리에 돌아온 기여온은 줄곧 얌전히 앉아 있었다.
소만리와 기모진은 그 모습을 보고 기여온이 강자풍을 기다리고 있는 거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소만리는 강자풍과 기여온의 첫 만남을 돌이켜보았다.
그가 순진무구한 기여온을 기묵비로부터 구해낸 후 두 사람 사이에는 끈끈한 뭔가가 있는 것 같았다.
강자풍은 항상 냉소적인 이미지였지만 기여온을 만난 후로 왠지 모르게 점잖게 변하기 시작했다.
그는 유독 기여온에게 살뜰히 대했다. 평소 그에게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심지어 기여온 때문에 강연과 사이가 틀어지기도 했다.
물론 이것은 강자풍이 실제로는 정의로운 사람이었기 때문에 강연이 인간성에 어긋나는 일을 할 때마다 주저하지 않고 말리고 비난한 탓에 일어난 일이었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소만리는 또 마음이 약해졌다.
“모진, 당신 봤어?”
소만리는 옆에 앉은 기모진에게 물었다.
“여온이도 많이 아쉬워하는 것 같아.”
“응.”
기모진도 자신의 딸이 강자풍을 믿고 의지하는 모습을 보았다.
“여온아.”
기모진은 다정한 눈빛으로 기여온을 바라보았다.
“여온이는 기란군 오빠나 동생 보고 싶어 안 보고 싶어? 그리고 할아버지 할머니,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도.”
기모진의 물음에 기여온은 지체하지 않고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기모진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다시 물었다.
“그럼 여온이는 엄마 아빠랑 같이 집에 가서 오빠랑 식구들 다 만나고 싶어? 아니면 계속 자풍 오빠 옆에서 지내고 싶어?”
기모진의 질문이 기여온을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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