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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8장

강자풍은 말을 하면 할수록 얼굴에 미소가 번졌고 한편으로는 마음이 저릿하게 아파왔다. “아무 걱정없이 천진난만하게 놀아야 할 나이인데. 난 여온이가 그런 식으로 철이 들길 바라지 않았어.” 소만리는 강자풍의 말뜻을 잘 알고 있었다. 그녀도 같은 마음이었기 때문이다. 아이는 원래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커야 하는데, 그녀의 아이들 기란군과 기여온은 어려서부터 이미 그렇게 철이 들어 버렸다. 소만리는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가슴이 먹먹해져 오며 죄책감이 사정없이 그녀를 옥죄었다. “누나 이제 좀 쉬어. 나도 방으로 가서 좀 쉴 테니까. 내일 아침 일찍 이반의 집으로 같이 가자.” “그래.” 소만리가 고개를 끄덕였고 돌아서는 강자풍의 뒷모습을 보며 고맙다는 말을 하려다가 괜한 생각이 아닐까 하는 마음에 입을 다물었다. 강자풍이 떠난 후 소만리는 기모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소만리가 지금 강자풍의 집에 있다는 사실을 안 기모진은 적잖이 놀랐다. “강자풍이 당신한테 여온이를 만나게 해 준다고 했어?” 영상 속 남자는 짙고 긴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질문을 마구 쏟아내었다. 소만리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강자풍이 그렇게 해 줬어. 그리고 그동안 얽히고설킨 오해도 다 풀었어.” 이 말을 듣고 기모진은 깜짝 놀랐다. “소만리,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래? 강자풍이 우리한테 왜 갑자기 그렇게 변했던 거야? 그리고 여온이는? 우리 여온이 봤어?” 이 말을 듣고 소만리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녀는 재빨리 정신을 가다듬고 최대한 자연스럽게 말하려고 애썼다. “여온이는 몇 가지 검사할 것이 있어서 오늘 밤은 병원에서 지켜보기로 했어. 내일 아침에 다시 병원에 갈 거야.” 소만리의 대답을 들은 기모진은 어딘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깊이 생각하지 않고 소만리와 애틋한 마음을 주고받으며 만사에 조심하라는 당부의 말을 남긴 채 전화를 끊었다. 소만리는 가만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혹여라도 기모진이 기여온에 대해 더 많이 물어볼까 봐 통화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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