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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5장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들은 소만리는 깜짝 놀란 눈을 하고 여지경을 보았다. 소만리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여사님은 제가 왜 여기 있다고 생각하세요? 당연히 여사님 아들이 날 여기로 특별히 데리고 왔기 때문 아니겠어요?” “...” 잠시 침묵을 지키던 여지경은 소만리의 말뜻을 알아차렸다. 고승겸이 강제로 소만리를 이곳으로 데려온 것이 분명했다. 여지경이 소만리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난감해하자 남연풍이 갑자기 손을 뻗어 여지경의 손을 덥석 잡았다. “여사님, 제가 예전에 아무 말도 없이 떠나버린 행동 때문에 여사님께 상처 드린 건 알지만 예전의 정을 봐서 부탁 한 가지만 드려도 될까요? 여사님이 꼭 들어줬으면 좋겠어요.” 남연풍은 여지경의 손을 꼭 잡았다. “소만리를 놓아주세요.” 여지경은 이 말을 듣고 어리둥절했지만 바로 거절하지 않고 잠시 망설이는 모습을 보였다. 여지경은 소만리를 보고 이미 마음이 흔들린 상태였다. “여사님, 소만리는 아무 죄가 없어요. 더 이상 나와 고승겸의 감정싸움에 휘말리지 않게 도와주세요.” 남연풍이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나와 고승겸의 아이는 내가 지은 죄 때문에 이 세상에 빛을 보지 못한 거예요. 기모진과 소만리와는 아예 아무 상관도 없어요. 여사님도 고승겸이 또다시 잘못을 저지르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잖아요.’ 남연풍의 말이 여지경의 마음에 와닿았다. 당연히 자신의 아들인 고승겸이 또다시 잘못을 저지르길 원하지 않는다. 고승겸이 지금 왕실 계승권을 쟁취하려고 하는 시점에 무슨 착오가 생겨서는 더더욱 안 될 일이었다. 무엇보다 여지경은 남연풍의 말이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그럼 내가 직접 이 집에서 나가게 해 주마.” 여지경은 남연풍의 부탁을 받아들였고 돌아서서 소만리를 데리고 나가려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뒤에서 고승겸의 모습이 유유히 나타났다. “누구도 소만리를 여기서 나가게 할 수 없어요.” 고승겸의 말투는 유려했지만 말 사이사이에 비치는 그의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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