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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7장

남연풍은 얼굴을 가리고 살을 에는 듯한 눈보라를 뚫고 허둥지둥 달려갔다.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린 붉은 피가 새하얀 눈밭에 뚝뚝 떨어졌다. 마치 붉은 꽃송이가 눈 위에서 피어나는 것 같았다. 자신이 얼마나 뛰었는지 어디로 뛰었는지 알지 못했던 남연풍은 점점 의식을 잃어가다가 완전히 의식을 잃을 무렵 도로로 뛰어들었다. 그때 지나가던 택시 한 대가 뛰어들어오는 남연풍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그대로 부딪히고 말았다. 급브레이크를 밟은 운전자는 생각지도 못한 돌발 상황에 놀라 핸들을 잡고 그 자리에 얼어붙어 버렸다.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야. 저 여자가 와서 부딪힌 거야. 난 아무 잘못 없어.” 운전자는 끊임없이 되뇌었다. 뒷좌석에 앉아 있던 남사택과 초요는 뜻밖의 상황을 보고 동시에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 의사로서 남사택은 부상자를 절대 그냥 죽게 내버려 둘 수가 없었다. 단지 처음 차에서 내렸을 때는 단순한 실수로 길을 잘못 난입한 낯선 사람인 줄 알았는데 피투성이에 얼룩투성이인 얼굴을 똑똑히 마주하고 난 남사택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남연풍? 남연풍!” 그는 연신 남연풍의 이름을 불렀지만 남연풍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남사택은 남연풍의 코끝에 손가락을 갖다 대었다. 마치 실오라기 같은 약한 숨결을 확인한 남사택은 마음을 진정시켰다. 그는 피투성이가 된 남연풍을 번쩍 안아 차에 태웠다. 남사택을 뒤따라 초요도 차에 올라탔고 자리에 앉자마자 그녀는 남사택이 운전자를 향해 황급히 소리치는 것을 보았다. “당장 가까운 병원으로 가요. 빨리!” 운전기사가 몇 초간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가 남사택이 다그치는 소리에 바로 액셀을 밟고 가장 가까운 병원으로 향했다... 이 시각 소만리와 기모진도 병원으로 돌아왔다. 위청재는 링거를 꽂고 있는 기여온을 돌보고 있었다. 기모진과 소만리가 들어오는 것을 본 위청재는 탁자 위의 분홍색 안개꽃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까 마스크를 쓴 남자가 여온이를 보러 왔는데, 아 글쎄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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