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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2장

뭐! 강자풍의 대답은 청천벽력과도 같이 소만리와 기모진의 머릿속에 떨어졌다. 한순간 머리부터 발끝까지 폭우를 온몸으로 뒤집어쓰는 기분이었다. 소만리는 마치 온몸의 산소가 다 빠져나간 듯 눈앞이 캄캄해져 왔고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소만리!” 기모진은 의식을 잃고 쓰러질 뻔한 소만리를 덥석 끌어안았다. 소만리는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든 듯 강자풍을 잠시 바라보다가 몸을 홱 돌려 진료실로 달려갔다. 기모진도 강자풍을 한번 힐끔 보고 난 후 소만리를 뒤따라 진료실로 들어갔다. “소만리, 천천히 가.” 그는 그녀가 걱정이 되었고 동시에 그의 딸 기여온도 걱정이 되었다. 아닐 거야. 뭔가 잘못되었을 거야. 멀쩡한 여온이가 왜 백혈병에 걸려? 기모진은 마음속으로 끊임없이 부정했다. 소만리도 마찬가지였다. 소만리는 진찰실 문을 밀고 들어갔고 진찰 중이던 의사는 소만리와 기모진을 보고 ‘엄마' 라고 부르는 기여온의 목소리를 들었다. 소만리는 한달음에 기여온에게 달려가 자세를 낮추고 기여온을 안았다. “여온아, 여온아, 엄마한테 말해봐. 어디가 아픈 거야? 엄마한테 보여줘 봐.” 소만리는 횡설수설하다가 끝내 눈물을 흘렸다. 강자풍이 한 말이 마치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그녀의 심장을 단칼에 도륙 내었고 망신창이가 된 심장에서는 이미 걷잡을 수 없이 피가 흘러내리는 것 같았다. “소만리, 너무 흥분하지 마. 여온이가 놀래잖아. 우리 일단 의사 선생님한테 물어보자.” 기모진은 소만리에게 다가가 어깨를 두드리며 달래주었고 손수건으로 소만리의 눈물을 닦았다. 소만리는 얼른 자신의 감정을 추스르고 의사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의사 선생님, 우리...” “기여온의 부모님 되십니까?” 의사가 되물었다. 소만리와 기모진은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네, 우리가 여온이 부모예요.” “마침 잘 오셨어요.” 의사는 안타까운 듯 눈을 내리깔고 기여온을 바라보았다. “방금 보호자분 친구가 이 아이를 데리고 왔는데 아이를 상태를 보니 출혈이 멈추지 않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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