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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0장

기모진의 깊은 눈에서 굳은 빛이 뿜어져 나왔고 그는 소만리의 가냘픈 어깨를 감싸고 방으로 데려가 옷을 갈아입히려고 했다. 하지만 저항하며 필사적으로 빠져나가려는 소만리의 눈빛은 유난히 강렬했다. “난 평생 아무도 신경 쓰지 않지만 오직 당신만은 신경 쓸 수밖에 없어.” 지금 기모진의 기세는 소만리보다 더 세다. 그는 더 이상 이렇게 그녀를 내버려 둘 수가 없었다. 그가 소만리를 끌어안고 걸음을 내디뎠을 대 갑자기 뺨을 세차게 얻어맞았다. “찰싹.” 소만리의 손바닥이 기모진의 얼굴에 무겁게 내려앉았다. 기모진은 잠시 어리둥절했다. 맞은 뺨이 아프지는 않았지만 마음이 시려오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소만리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는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지만 적어도 지금처럼 그녀의 감정을 흥분시켜서는 안 될 것 같았다. 기모진이 다시 정신을 차리고 계속 소만리를 달래려고 하는데 갑자기 소만리는 두 손을 들어 그의 얼굴을 감싸 안았다. 기모진은 소만리의 뜻밖의 행동에 놀랐고 갑자기 감정이 격해진 여인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은 부드러웠고 예쁜 눈가에는 짙은 미안함과 걱정이 담겨 있었다. “모진, 미안해. 내가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어. 당신 때리려고 한 게 아니었는데. 미안해. 미안해!” 소만리는 감정이 격해져서 연거푸 사과하며 시름에 잠겼다. 기모진은 그녀의 손을 잡고 입술에 대고 부드럽게 키스했다. “소만리, 아무도 당신 탓하지 않아. 난 더더욱 당신 탓하지 않을 거야. 자책하지 마. 제발.” 기모진의 말을 듣던 소만리는 오히려 죄책감을 느껴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을 들며 말했다. “나 어쩌다가 이렇게 됐을까. 내가 어떻게 당신을 때릴 수가 있어?” “소만리, 날 봐.” 기모진은 두 손을 뻗어 소만리의 양쪽 뺨을 감싸 안고 그녀를 마주 보게 했다. 서로 눈을 마주치자 그의 눈에는 봄볕 같은 따사로운 빛이 감돌았다. “소만리, 당신 천천히 회복될 거야. 자신을 괴롭히지 말고 절대 자책하지도 말고. 만약 당신이 괴로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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