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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4장

말을 마치고 난 경연은 얼굴에 맴돌던 방자한 웃음을 거두며 안색이 돌변하였다. 그는 미리 준비한 총을 꺼내 재빨리 기모진을 향해 총을 쏘며 몸을 돌렸다. 그러나 기모진이 경연의 표적이 되어 경연이 다시 도망가게끔 내버려 둘 리가 있겠는가. 기모진은 긴 다리를 들어 가장자리에 쌓아놓은 나무상자를 이용해 몸을 숨기며 총알을 피했고 벌떡 일어나 한기가 가득 서린 몸을 날려 경연의 앞으로 뛰어올랐다. 경연은 가던 발걸음을 뚝 멈추었고 당황한 기색이 만면에 드리워졌다. 경연이 총을 들고 다시 한번 기모진을 향해 쏘려고 했다. 그러나 기모진의 반응은 재빨랐고 순식간에 손을 뻗어 경연의 손에 있는 총을 빼앗아 경연을 향해 반격해 돌진했다. 눈 깜짝할 새 총을 빼앗겨 버린 경연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런 반전은 도무지 예상하지 못했던 전개였다. 기모진은 무표정한 얼굴로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경연을 보았다. 기모진의 눈동자에는 한겨울 얼음장 같은 한기가 서려 그 기세가 대단했다. “경연, 난 지금 IBCI 신분으로 당신을 체포하러 온 것이 아니라 소만리의 남편으로서 내 아내를 대신해 그녀가 그동안 입은 괴로움과 상처에 대해 두 배로 갚아주기 위해 온 거야.” 그는 한 글자 한 글자 무겁게 내뱉었다. 그의 눈빛은 검처럼 날카로웠고 얼굴빛이 급변하는 경연을 쏘아붙이고 있었다. “그날 당신이 내 아내를 괴롭히고 총을 쐈지?” 기모진은 소만리가 차에서 뛰어내려 그에게 달려오던 날, 기모진과 소만리가 재회한 순간 경연이 잔인하게 그들을 총으로 갈라놓은 그때를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경연은 기모진에게서 불타오르는 살기를 느끼고 있었다. 경연이 먼저 움직이려고 하자 기모진은 그의 총으로 더없이 과감하게 방아쇠를 당겼다. “펑!” 총소리와 함께 총알이 경연의 어깨를 관통했고 피가 뚝뚝 떨어졌다. 경연은 미간을 찌푸리고 아픔을 참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오히려 웃음을 띠며 말했다. “허. 기모진. 소만리가 흘린 피가 이 정도뿐일 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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