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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0장

”소만리?” 기모진의 얼굴에는 놀라움으로 가득 찼다. 그는 반사적으로 소만리를 향해 걸어가려 했지만 막 걸음을 디디려고 했을 때 자신의 다친 다리가 얼마나 아픈지 실감하게 되었다. 기모진은 눈살을 찌푸렸고 소만리도 덩달도 눈살을 찌푸렸다. “모진!”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그에게 달려와 그의 허리를 감싸 쥐었고 하마터면 균형을 잃을뻔했던 그를 껴안았다. “소만리, 나 지금 꿈꾸는 거 아니지?” 기모진은 소만리의 턱을 치켜들고 눈을 내리깔았다. 그의 눈동자에 비친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이 얼굴을 애틋하게 바라보았다. 소만리는 고개를 저었다. “꿈꾸는 거 아니야. 모진, 나야.” 기모진은 깊고 그윽한 눈을 들어 오로지 이 순간 소만리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옆에 사화정이 서 있다는 것조차 의식하지 못할 정도였다. 그는 눈앞의 그녀를 애틋하게 바라보다가 그녀의 입술에 머리를 숙이고는 깊은 키스를 했다. 소만리는 어리둥절했지만 곧 본능적으로 눈을 감아 그의 부드러움에 답했다. 이 장면을 지켜보던 사화정은 머쓱한 듯 돌아서서 문으로 걸어갔다. 그녀는 다시 한번 뒤를 돌아보다가 소만리와 기모진이 다정하게 껴안고 있는 것을 보고 고개를 돌려 주위를 둘러보았다. “우리 여보는? 우리 여보는 아래층에 있나? 남편 찾으러 가야겠다.” 사화정은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며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비록 바깥은 지금 흐린 날씨였지만 기모진은 마음에는 고운 햇살이 빛을 흩뿌리듯 행복감으로 가득 찼다. 그는 침대 옆에 앉아 소만리를 껴안고 자신의 품에 기댔다. 따뜻한 햇살은 없어도 그의 가슴속에는 달콤한 온정이 흐르고 있었다. 소만리는 옷을 많이 껴입지 않아서 어깨에 아직 다 낫지 않은 상처가 드러나 보였고 기모진은 안타까운 듯 바라보다가 상처에 입을 맞추었다. “소만리, 당신을 경연에게 맡길 날 원망하지 않아?” “당신이 날 위해 그랬다는 걸 알아. 내가 어떻게 당신을 원망하겠어?” 소만리는 아름다운 눈을 들어 그와 눈을 마주쳤다. “그런데 당신은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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