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7장
기모진은 메모지를 받아들었고 그 위에 쓰여진 글자를 보았다.
글씨를 너무 휘갈겨 쓴 탓에 뭐라고 적혀 있는지 거의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기모진은 한참을 계속 보고서야 어렴풋이 무슨 말인지 헤아릴 수 있었다.
: 더 이상 경거망동하지 마.
옆에 서 있던 의사는 기모진의 손에 들고 있던 메모지를 흘끗 보았다.
“아마 당신을 병원에 데려온 그 남자도 의사인 것 같군요. 의사만이 이런 전문적인 응급조치를 할 수 있죠. 그리고 이 글씨체도 보통 의사들이 이렇게 많이 쓰거든요.”
“의사요?”
기모진은 눈을 내리깔며 읊조렸다.
그때 그가 정신을 잃었을 때 어렴풋이 눈에 익은 사람 그림자가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것을 보았는데 그 사람은 달려와 기모진의 이름을 불렀었다.
그런데 Y국에 어떻게 기모진을 아는 의사가 있을 수 있을까?
...
며칠이 지나자 소만리의 몸 상태는 몰라보게 회복되었다.
그녀가 침대에서 내려와 씻고 양치를 마치고 있으니 사화정이 따뜻한 보양탕을 한 그릇 들고 와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내가 직접 끓인 거야. 먹어봐.”
소만리는 어리둥절해하며 그녀에게 다가온 사화정을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사화정은 차분한 얼굴에 자애로운 미소가 담뿍 담겨 있었다.
소만리의 가슴이 따뜻해졌고 자신의 상처가 많이 치유된 것을 새삼 느꼈다.
소만리는 뜨거운 감정이 올라와 가만히 보양탕을 바라보고 있었다.
사화정은 소만리의 이런 모습을 보고 자신이 만든 보양탕을 먹고 싶지 않은 줄 알고 다소 서운한 듯 눈을 내리깔았다.
“너도 내 딸이 그랬던 것처럼 내가 미운 모양이지?”
사화정이 실망한 듯 어두워진 표정을 지었고 그녀의 두 눈에 슬픔이 가득 차올랐다.
“그럼 편히 쉬어. 방해하지 않을 테니까.”
“엄마.”
소만리가 살며시 불렀다.
사화정은 걸음을 멈추고 돌아섰고 눈썹을 잔뜩 찌푸리며 다시 한번 당부했다.
“왜 또 날 엄마라고 부르는 거야? 너와 내 딸은 같은 이름이지만 엄마인 나는 바로 알아볼 수 있어.”
사화정은 진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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