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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7장

”모진, 날 떠나지 마.” 술에 취한 소만리가 눈을 반쯤 뜨고 아쉬움이 가득 담긴 투로 말했다. 기모진이 그녀의 손을 잡자 호박색 눈동자에 소만리의 볼그레한 뺨이 거꾸로 비쳤다. 그는 다정하게 말했다. “나 당신 떠나지 않아.” “당신 떠났었잖아.” 소만리가 눈시울이 붉어지며 말했다. “당신은 날 떠날 거야. 당신은...” 기모진은 순간 멍해졌고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래, 그랬었다. 그는 그녀를 떠났었다. 그는 기껏해야 겨우 2년 동안 그녀와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었다. “소만리.” 기모진의 마음이 너무나 아팠다. 소만리는 눈을 붉히며 손을 번쩍 들어 그의 목을 껴안았다. “가지 마. 당신을 잃은 슬픔을 다시는 겪고 싶지 않아.” 기모진은 목이 메었고 가슴속 저 깊은 곳에서 밀려오는 쓰린 아픔이 온몸을 휘감았다. 그는 손을 들어 소만리의 머리를 살며시 쓰다듬으며 다독였다. 그는 소만리의 울음 섞인 흐느낌이 귓가에 울려 퍼지는 것을 들었다. “당신이 없는 반년 동안 난 당신이 영원히 날 떠났다고 생각했어. 밤마다 아이들을 재운 후, 혼자 멍하니 누웠어.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정말 막막했어.” “왜 하늘은 지키지도 못할 사람을 사랑하게 한 거야? 왜...” 소만리는 흐느껴 울었고 그를 꼭 껴안고 미안한 마음을 가득 담아 말했다. “모진, 화내지 마. 일부러 당신을 속인 게 아니야. 미안해...” 그녀가 사과하는 말을 들으면서 기모진은 자신이 너무나 과분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가 왜 화를 냈을까? 그녀에게 분명히 이유가 있을 줄 뻔히 알면서 왜 그녀를 난처하게 만들었을까? 소만리는 비록 술에 취해서 인사불성이었지만 확실히 기모진이 자신에게 화가 나 있었다는 건 기억하고 있었다. 그가 계속 그녀에게 말을 하지 않자 소만리는 더욱 슬펐다. 그녀는 그의 뺨을 살짝 들어 올리며 취한 눈빛으로 그의 깊은 눈을 마주 보았다. 해독제와 맞바꾼 경연의 조건들, 남사택이 연구해 낸 무서운 독소, 그리고 눈앞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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