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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6장

소만리는 지금 마음속으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어서 화제를 돌렸다. “모진, 나 배가 좀 고픈데 먹을 것 좀 사다 줄 수 있어?” “뭐 먹고 싶어?” “당신이 사다 주는 건 다 좋아.” 소만리는 눈썹에 아치를 그리며 미소 지었다. 기모진은 소만리의 입술에 키스를 하고 몸을 돌려 소만리의 앉은 자세를 편안하게 고쳐주고 나서야 떠났다. 기모진이 떠나자마자 소만리는 지치고 힘없는 몸을 억지로 일으켜 옆에 놓인 가방을 집어 들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강물에 뛰어들었을 때 확실히 왼쪽 다리에 무언가 부딪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마 그때 상처를 입은 것 같다. 소만리는 속으로 회상하며 가방을 열었다. 그런데 열쇠도 지갑도 립스틱도 다 있는데 제일 중요한 해독제가 없어졌다! 소만리의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다시 찾아보았지만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았다. “어떻게 없을 수가 있지?” 소만리는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고 강에 뛰어들었다가 뭍으로 나온 후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오던 때를 회상했다. 분명히 해독제는 가방에 무사히 있어야 했는데 지금 보이지 않았다. 오늘이 기모진에게 주사를 놓을 마지막 기한인데 이 해독제가 없으면 안 된다! 소만리는 이불을 들추었고 다리의 심한 통증을 참으며 침대에서 내려왔다. 그녀는 초조하게 병실을 한 바퀴 돌았지만 여전히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 “모진이 가져갔나?” 소만리는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허둥지둥 머리맡에 놓여 있던 핸드폰을 집어 들고 기모진에게 전화를 걸려던 순간 병실 문이 갑자기 열렸다. “소만리, 이걸 찾고 있는 거야?” 한 여자의 목소리가 유유히 들려왔다. 소만리는 몸을 홱 돌려 그날 병원 지하에서 마주친 뒤 계속 자신에게 협박전화를 걸었던 여자를 보았다. 날씬한 몸매의 여자는 그날 본 모습과 똑같이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다. 그러나 소만리는 지금 이 여자가 누구인지 깊이 생각할 겨를이 없었고 그 여자가 손에 들고 있는 해독제만 보였다. “왜 내 물건이 당신 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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