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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7장

뜻밖에도 기모진이 깨어있는 것이었다! 소만리의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 그녀는 주사액을 모두 밀어 넣은 뒤 과감하고 신속하게 바늘을 뺐다. 소만리는 긴장한 채 주사기를 뒤로 숨기며 기모진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했다. 기모진이 천천히 일어나 앉는 것을 보니 아직 졸음이 가득한 가늘고 긴 눈에는 잠이 덜 깬 채 당혹스러워하는 빛이 보였다. “소만리, 왜 일어났어?” “...” 소만리는 제 발이 저려서 기모진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곤혹스러워하고 있었다. 설마 기모진이 방금 내가 주사 놓은 것을 눈치채지 못한 걸까? 소만리는 확실히 기모진이 알아채지 못한 것이라 생각했다. 만약 그가 보았다면 그녀가 뭘 하고 있었는지 물어봐야 했다. “나 화장실 가려고.” 소만리가 얼버무렸다. “당신은? 왜 일어났어? 내가 깨웠어?” 기모진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졸린 표정으로 침대에서 내려왔다. “나도 화장실 가려고.” 그는 돌아서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한 표정을 했다. 소만리는 기모진의 뒷모습을 보고 손에 들고 있던 주사기와 다 쓴 시약을 대충 싸서 얼른 쓰레기통에 버렸다. 기모진은 소만리의 이런 행동을 곁눈으로 보고 있었고 기분이 침울해졌다. 화장실에 들어가서 기모진은 팔뚝의 작은 주삿바늘 자국을 내려다보았지만 이상하리만큼 마음이 고요해졌다. 소만리, 당신이 나한테 무슨 주사를 놓았든 난 달갑게 받겠어. 설령 당신이 내 목숨을 원한다 하더라도 난 기꺼이 당신한테 줄 수 있어. ... 소만리는 기모진에게 두 번째 해독제를 주사한 후 기모진의 신체 변화를 몰래 관찰했다. 그녀의 착각인지 모르지만 기모진의 머리카락 색깔이 그렇게 옅은 것 같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게다가 보름 동안 그가 기침하는 소리도 듣지 못했기 때문에 그녀는 이 해독제가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라 짐작했다. 소만리는 매우 안심이 되었다. 기모진이 지금 정원에 있는 틈을 타 그녀는 경연에게 조용히 전화를 걸었다. “경연, 나 세 번째 해독제 필요해.” 경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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