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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1장

소만리가 단도직입적으로 묻자 전화기 너머의 여자는 가벼운 웃음을 터뜨렸다. “소만리, 내가 누군지 알고 싶어 안달할 필요 없어. 우리는 곧 다시 만날 거야.” “당신처럼 숨어서 웃고 있는 사람과는 만나고 싶지 않으니 다시는 전화하지 마.” 소만리는 냉담하게 경고하고 전화를 끊으려는데 그 여자의 목소리가 다시 희미하게 들려왔다. “당신은 나와 만나고 싶지 않겠지만 난 당신을 만나길 고대하고 있어. 아니, 당신 벙어리 딸이 지금 병원에 누워 생사를 오락가락하고 있다는 것이 내가 당신한테 주는 인사 선물이야.” “뭐라고? 그게 무슨 말이야!” 소만리는 문득 뭔가 짐작이 갔다. “당신이 내 딸을 납치하라고 시켰어?” “맞아, 나야.” 여자는 아주 시원하게 인정했다. “하지만 소만리, 안심해. 난 절대 당신한테는 손 대지 않을 거야. 당신은 건강하고 편안하게 지내면서 당신 가족들이 힘들고 고통스러워하는 걸 지켜봐.” 여자의 마지막 음흉한 목소리가 끝나자마자 전화는 뚝 끊겼다. 소만리가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아무도 받지 않았다. 소만리는 그 여자의 말 한마디 사이사이에 자신에 대한 깊은 혐오감이 가득 차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녀는 몇 년 동안 자신과 원한을 맺을 만한 여자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지만 아무도 떠오르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 목소리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방금 그 여자가 여온이 병원에 누워 생사를 오가고 있다고 한 말이 떠오른 소만리는 손발이 차가워지고 심장이 궤도를 벗어나 마구 뜀박질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기모진에게 전화를 걸면서 급히 차고를 향해 달려갔다. 기란군도 따라가고 싶었지만 자기가 따라나섰다가 오히려 소만리에게 걱정을 끼치게 되는 일이 생길까 봐 잠자코 발걸음을 돌려 소만리가 운전하는 것을 바라보았다. 기모진은 기여온의 병상 앞을 지키고 있다가 갑자기 소만리에게서 전화가 온 것을 보았다. 아직 조용히 잠자고 있는 아이를 보고 살금살금 병실을 나온 후 핸드폰을 보고서야 두 시간 전에 소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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