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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0장

하지만 지금 기모진의 감정이 너무나 혼란스러웠다. 기여온의 안위가 불분명하였고 아빠로서 이런 방식으로 마음속의 불만과 불안을 떨쳐낼 수밖에 없었다. 이때 수술실 불이 꺼졌다. 기모진은 급히 일어나 의료진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선생님, 내 딸 어떻습니까? 피를 많이 흘렸는데 어디를 다친 겁니까? 내 딸 생명에 지장은 없는 거지요?” 그는 횡설수설하며 물었고 눈에는 온통 초조하고 혼란스러운 빛이 가득했다. “아이는 등 뒤에서 쇳조각이 피부를 베고 들어와서 피를 많이 흘려 응급 상황이었지만 다행히 제때 병원으로 이송되어 생명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의사는 눈썹을 찡그리며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아이의 뇌에 심한 충격이 가해졌었기 때문에 구체적인 상태는 깨어나야 추가 관찰을 통해 알 수 있어요.” 이 말을 듣고 기모진은 자신을 한 대 세게 때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만약 그가 그때 다가가던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면 아이가 멍하니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지 않았을 것이다. 그가 빨리 달려가 자신에게 달려오는 작은 아이를 얼른 안아주었다면 그녀는 폭발하는 기류에 다치지 않을 수 있었을 것이다. 모두 그의 잘못이다. 이 빌어먹을 아빠. 아이에게 아빠로서 사랑을 준 적도 없으면서 오히려 아이를 이런 위험에 빠뜨리고 있는 것이다. 기모진은 VIP 병동에 가서 잠에서 깨지 않는 작은 인형 같은 얼굴을 보고 자기 자신이 한없이 원망스러웠다. 그는 자신이 오래 살지도 못하니 이 아이를 만나지 않는 편이 아이에게 고통을 덜어주는 일이라고 줄곧 생각했다. 그러나 그 어린 마음은 아빠의 사랑과 따뜻함이 절실하게 필요했음을 기모진은 간과했다. “여온아, 아빠가 잘못했어. 일어나면 아빠가 꼭 사과할게.” 기모진은 기여온의 차갑고 작은 손을 잡고 입술에 갖다 대었다. 얼굴이 창백한 아이를 보니 기모진은 도저히 소만리에게 전화를 걸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는 아이를 무사히 집으로 데려오겠다고 약속했지만 그들의 어린 공주는 의식을 잃은 채 병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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