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5장
소만리는 마음을 독하게 먹고 자신의 손을 빼내고 길가로 돌아서 갔다.
바닷바람이 불어와 그녀의 눈시울을 가득 채웠던 눈물을 떨구며 쓸고 갔다. 마음에 절망이 내려앉았다.
그러니까 모진, 당신 돌아왔어. 나의 세계로 돌아왔지만 결국 떠나야 해.
당신과 나 사이에 도대체 어디가 잘못되었길래 당신을 사랑하는 것이 왜 이토록 어려운 걸까?
소만리는 괴로워하며 울먹였다.
그녀는 그들 사이의 거리가 점점 벌어졌다고 생각했지만 몇 걸음 걷기도 전에 뒤에 있던 남자가 갑자기 그녀에게 성큼성큼 다가와 뒤에서 그녀를 꼭 끌어안았다.
“소만리, 가지 마.”
그는 팔을 들어 그녀의 목덜미를 감싼 채 한 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꼭 껴안았다.
그의 진한 애정과 안타까움이 폭발하는 순간이었다.
“내가 어떻게 변하든 당신은 날 사랑한다고 말했잖아. 나도 마찬가지야. 소만리, 당신은 나의 소만리야. 난 평생 절대 당신 놓지 않을 거야.”
소만리의 눈물이 미끄러지듯 기모진의 손등에 떨어졌다.
따뜻한 온기가 그의 피부에 스며들어 그의 마음도 타올랐다.
기모진은 잘생긴 얼굴을 소만리의 목으로 끌어당겼다.
마치 큰 아이처럼 소만리의 숨결에 빠져들어 상처를 보듬어줄 약을 찾는 것 같았다.
그녀는 그의 마음을 보듬어주는 더없이 좋은 약이었다.
이것이 바로 그가 계속 살아갈 희망과 빛이다.
소만리는 심호흡을 하고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모진, 당신 억지로 그럴 필요 없어. 나와 경연 사이에 일어난 일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거 잘 알아.”
“그렇지만 당신을 잃는다는 건 더더욱 받아들일 수가 없어.”
기모진은 온 힘을 다해 그녀를 꼭 껴안았다.
소만리는 더욱 마음이 아팠다.
그녀는 기모진이 여전히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지만 경연과 그녀 사이에 일어난 일에 대해 고통스러워한다는 것도 알았다.
“소만리, 당신은 다른 사람이 놓은 덫에 걸렸고 결코 원하지 않았다는 것도 잘 알아. 그래서 당신한테 알리지 않고 바로 경연을 찾아갔던 거야. 난 당신을 믿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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