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1장
경연은 소만리의 행동이 갑작스러워 그녀를 따라갔다.
소만리가 다급하게 누구에게 전화를 거는지 알 수 없었다.
잠시 후 그녀가 전화기 너머의 사람에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소만리에요. 지난번에 검사한 혈액 샘플의 혈액형이 뭐였나요?”
경연은 소만리가 갑자기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을 들었다.
그는 전화기 너머의 사람이 소만리에게 어떤 대답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보아하니 소만리가 안도의 한숨을 쉬는 것 같았다.
그녀는 마치 그녀가 원하는 대답을 들은 듯했다.
전화를 끊고 난 그녀의 마음이 조금 가벼워진 것 같은 느낌이 얼굴에 역력히 나타났다.
그녀는 경연에게 저녁을 차려주었고 두 사람은 마주 앉아 조용히 식사를 했다.
경연이 소만리에 대해 가지는 감정은 애정이었지만 그에 대한 그녀의 감정은 단지 호감일 수 있다는 것을 경연도 잘 안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오로지 기모진이 담겨 있다.
아직도 그 남자를 사랑하기 때문에 이렇게 아파하고 있는 것이다.
저녁 식사 후 소만리는 경연과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녀는 바로 샤워를 하러 갔다.
경연은 조금 앉아 있다가 소만리에게 볼일이 있다고만 말하고 외출하였다.
소만리는 경연이 정말로 일이 있는지 아니면 그녀와 무슨 일이 일어나길 꺼려해서 억지로 자리를 피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만약에 후자라면 소만리는 왠지 경연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녀는 경연과 결혼한 지 꽤 되었지만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기모진의 이름을 지울 수 없었다.
소만리는 창가로 가서 창밖의 적막한 달빛을 바라보았다.
소만리, 이미 그가 떠나기로 결심했으니 더 이상 그 사람을 마음에 두지 마.
어쩌면 평생 너와 그 남자는 헤어진 채로 사는 게 맞을 수도 있어.
그녀는 자신에게 이렇게 말하고는 일찍 쉬려고 몸을 돌려 침대로 돌아갔다.
막 누웠는데 예선한테서 전화가 왔다.
예선의 말투가 굉장히 흥분되어 있는 것처럼 들렸는데 듣고 보니 긴장감이 살짝 묻어있었다.
“소만리, 소군연 선배가 갑자기 내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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