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9장
“뭐?”
순간 방의 침묵이 깨졌다. 모두가 말한 어린 남자애를 바라볼 뿐이었다.
봐달라고?
누구야? 내가 왜 봐줘야 하는데?
말을 한 사람은 다름 아닌 도윤이었다.
그는 동훈이 굴욕을 당할 때 흥미진진하게 구경하며 방 밖에 있었다.
그와 전혀 관련이 없는 일이었다.
성호는 라리와 다른 여자애들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도윤은 라리를 걱정한 것은 아니었다.
라리가 겉으로라도 도윤에게 예의 바르게 대해줬다고 하더라도 도윤은 라리가 속으로는 그를 경멸하고 무시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그가 그녀 앞에서 허세를 부리거나 체면을 세울 이유는 없었다.
하지만, 지은도 거기에 있었고 도윤은 그녀를 챙겨주지 않으면 죄책감이 들 것 같았다.
그녀는 본 순간부터 어떤 식으로도 한번도 무시하지 않고 그에게 잘 대해줬다. 그녀는 또한 선입견이나 편견이 없는 사람이었다.
지은에게는 이게 별 일 아닐지 몰라도, 도윤은 너무나도 고마웠다. 그래서 그는 그녀를 위해 이 일에 나서기로 결심했다.
“도윤아,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야? 꺼져 주지 않을래? 너가 이해 할 수 없는 일이 지금 일어나고 있거든.”
라리가 정색을 하며 도윤을 질책했다.
그녀는 이해할 수 없었다. 라리는 작은 마을에서 자랐고 모든 상황을 잘 알고 있었다. 당연하게도 오늘 밤 일어날 상황을 예측할 수 있었다.
그렇긴 하지만 라리는 이미 마음을 결정했었다. 이게 뭐 그렇게 큰 일이란 말인가? 기껏해야 도훈처럼 백색 와인 한 병을 다 마시고 재빨리 방을 뛰쳐나가가겠다고 생각했다. 성호는 당황해서 아무 말도 못하겠지?
그런데 갑자기 도윤이 나서더니 영웅행세를 하는 것이다. 그녀는 너무 짜증이 나서 도윤에게 뺨을 갈기고 싶은 심정이었다.
“봐 달라고? 무슨 권리로?” 성호가 이마를 잔뜩 찡그리며 물었다. 방에 있는 나머지 남자들도 도윤을 쳐다보았다.
도윤은 주머니에 손을 넣고 씩 웃었다.
“여기 있는 여자애들 다 내 친구에요. 그래서 내가 대표로 이 일 마무리 하려고요, 조사장님.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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