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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도범이 네가 방금까지만 해도 그렇게 계산할 수 있다고 큰 소리를 치더니? 네가 나더러 마음껏 시켜도 된다며? 이제서야 자신이 빈털터리라는 것을 인정한 것이냐?” “돈이 없으면 없었지 그렇게까지 허세를 부릴 필요가 있었어? 봐라 시율아, 쟤가 이런 사람이야, 이런 사람한테 시집가서 잘 살 수 있을 것 같아?” 화가 난 나봉희가 박시율을 끌어당기며 말했다. “가자 시율아, 나랑 가자 응? 쟤 혼자 남아서 뭘 할 수 있나 두고 보자. 저런 사람은 맞아 죽어도 싸. 돈도 없으면서 뭘 그렇게 잘난척한 거야?” “도범아, 정말 너한테 실망이구나!” 박영호 역시 몹시 화가 난 상태였다. “돈이 없으면 없다고 하면 되지. 그러면 이렇게 망신스러운 일도 없었을 것 아니냐. 네가 없는 형편에 끝까지 밥을 사겠다고 했잖니. 어떻게 너 같은 사람을 믿고 내 딸을 줄 수 있겠어?” “도범아,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정말로 돈이 없어?” 박시율이 깊은 한숨을 내쉬고 도범을 향해 물었다. 도범이 씁쓸하게 웃더니 박시율에게 계산서를 건네며 말했다. “돈이 없어서 그러는 게 아니라 이런 명세서를 보고 정말 계산할 수가 없는걸, 계산하고 싶지도 않고!” 박시율이 의아한 눈빛으로 계산서를 보더니 순간 얼굴을 굳히고 매니저를 향해 쏘아붙였다. “저기요 매니저님, 이게 어떻게 된 거죠? 저희는 8천만 정도의 소비밖에 하지 않았는데 왜 8억 몇천만 원이라고 찍혀있죠?” “뭐?” 그 소리를 들은 나봉희가 다급히 계산서를 빼앗아 가서 자세히 훑어보더니 씩씩거리며 매니저를 바라보았다. “이게 어떻게 된 거예요? 지금 저희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거예요? 저 술은 한 병에 4백만 원짜리였잖아요? 왜 여기에는 4천만 원이라고 적혀있죠? 혹시 잘못 보고 동그라미 하나 더 입력한 거 아니에요?” “하하 죄송한데 가격표의 가격은 정확합니다. 이 스무 병의 술은 마침 오늘 공수해 온 것이라 특별히 열 배의 가격에 팔고 있답니다! 손님들께서 스무 병을 시키셨으니 8억 원이고 거기에 요리까지 더해서 모두 8억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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