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2화
오진수는 계약서를 꺼내 중년 남자의 앞에 놓았다.
“좋아요.”
유 대표는 고개를 끄덕인 뒤, 계약서를 꼼꼼히 살펴보다가 미간을 확 찌푸렸다.
“오 대표, 아티스트리 그룹에 대한 우리 회사 재무부의 평가 보고는 예산액을 8천억 정도로 보고 있어요. 1조는 너무 과한 금액이 아닙니까?”
“그게… 유 대표님, 저희 임 대표님이 원하는 가격은 1억 이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오진수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예산은 예산일 뿐이고 임 대표가 받아들일 수 있는 최저 금액을 말해보세요!”
유 대표가 야수의 눈빛을 번뜩이며 오진수를 압박했다.
“저희 대표님은 최저 9천5백억 이하는 팔지 않겠다고 말씀은 하셨지만….”
오진수는 머뭇거리며 속내를 털어놓았다.
“9천5백억도 너무 높아요! 이건 어때요? 지금 임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보세요. 9천억은 어떠냐고요.”
유 대표가 자신감 넘치는 말투로 말했다.
“유 대표님, 아시지 않습니까. 아티스트리 그룹은 잠재력이 큰 기업입니다. 가문에서 급전이 필요하지 않았다면 절대 회사를 파는 결정을 하지 않았을 겁니다! 9천억은 우리 대표님도 받아들이기 힘들 겁니다.”
오진수가 난색을 보였다.
“그건 모르죠! 오 대표, 오 대표 실력으로 임 대표를 설득할 수 있다고 보는데, 아니었나요? 우리 도련님 대신 오 대표가 5백억만 깎아주면 100억을 오 대표에게 드리지요!”
유 대표가 웃으며 말했다.
그가 말한 도련님은 다름 아닌 이영걸이었다!
임아린이 이번에 그룹을 정리하기로 마음먹은 것도 백정의 압박 때문이었다.
이태준과 백정은 큰 잠재력을 가진 아티스트리 그룹을 독식할 생각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태준은 그룹을 인수하는 임무를 이영걸에게 전부 맡겼다.
하지만 이영걸의 처지도 진명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 역시 공개적으로 아티스트리 그룹을 인수할 수 없었다. 임아린이 눈치채기라도 하면 이씨 가문이 준비한 모든 계획은 수포로 돌아갈 게 뻔했기 때문에.
그래서 이영걸은 비밀리에 오진수를 찾았고 수를 써서 오진수를 자신의 편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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