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4화

진명이 웃으며 물었다. “진명씨, 회사에서 이직하고 아린이랑 헤어졌다는 거 들었어요.” “두 사람 어떻게 된 거예요? 잘 만나다가 왜 갑자기 헤어진 거예요?” 한희정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그녀는 퇴근하고 일부러 진명과 약속을 잡은 이유가 이 일을 확실하게 알고 싶어서였다. “헤어지면 헤어진 거지, 이유가 어딨나요…” 진명의 미소는 굳었고, 표정이 약간 안 좋아졌다. 어젯밤 술을 먹으면서 우울함을 털고 서윤정의 지도를 받은 뒤 그의 마음은 원래 많이 좋아져 있었다. 하지만 지금 한희정이 임아린을 언급하니 그의 마음은 여전히 괴로웠다. 그는 이제서야 임아린이 자신의 마음속에서 생각보다 훨씬 중요한 위치에 있다는 걸 알았다. “그렇게 대충 대답 안 하면 안돼요?” “만약 진명씨가 나를 정말 친구로 생각한다면, 그냥 사실대로 말해줘요.” 한희정은 불쾌한 얼굴로 말했다. “음… 알겠어요.” 진명은 어쩔 수 없이 한숨을 쉬며, 한희정이 이렇게까지 말하니 그도 딱히 숨길 게 없어서 일을 하나부터 열까지 그녀에게 말했다. “그니까 아린이가 진명씨를 저번에 자신을 납치한 배후 인물로 의심한다는 거예요?” “게다가 아린이가 진명씨가 임씨 가문의 가업을 탐내서 사귀는 거라고 의심한다고요?” 한희정은 놀라서 입을 다물 수 없었고 자신의 귀를 믿을 수 없었다. “맞아요, 임씨 가문 사람들은 다 그렇게 생각해요.” 진명은 씁쓸하게 웃었다. “아니요, 이건 불가능하죠!” 한희정은 흥분해서 책상을 내리치며 일어났다. 임아린이 납치당했을 때의 일은 그녀가 알고 있었고, 당시에 진명이 구한것도, 게다가 진명이 거의 목숨을 잃을 뻔한 것도 확실히 알고 있었다. 그녀는 아무리 생각해도 진명이 목숨까지 받칠 뻔했는데 왜 임아린이 진명을 의심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건 정말 믿을 수 없었다. “진명씨, 이제 저희가 알게 된지도 좀 됐고, 그쪽 성격도 제가 어느정도 잘 알아요.” “저는 진명씨가 절대 아린이의 납치를 계획했을 거라는 걸 믿지 않고, 임씨 가문의 가업을 탐내는 건 더더욱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