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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9화 정교한 악당

소은정과 전동하가 사귀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이는 전기섭도 모르는 사실이었다. 전기섭은 전동하가 아직 소은정을 애타게 따라다니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는 소은정을 이용해 전동하를 망하게 하려고 부단히 애를 썼다. “들어오라고 해요.” 소은정이 말했다. 우연준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소은정의 말을 전하러 나갔다. 곧이어 한껏 차려입은 전기섭이 소은정의 사무실로 들어왔다. 그는 온몸으로 돈 많은 이의 우월감을 뽐냈다. 그야말로 정교한 악당이 따로 없었다. “은정 씨, 오랜만이네요.” 소은정이 일어나 웃으며 그와 악수를 했고 곧이어 두 사람은 소파에 자리를 잡았다. “전 대표님, 오랜만이네요, 여기에서 지내는 거에 좀 익숙해지셨어요?” “저는 출장을 밥 먹듯이 하는 사람이라 익숙하지 않아도 익숙해지도록 해야죠.” 전기섭의 말을 들은 소은정이 속으로 차갑게 웃었다. “힘든 걸음 하셔서 제가 밥을 한 끼 사드렸어야 하는 건데 대표님 일하시는데 방해가 될까 봐 걱정되기도 하고 제가 바쁘기도 해서 그럴 시간이 없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소은정은 전기섭과 밥도 한 끼 먹기 싫다는 말을 돌려서 하고 있었다. “별말씀을 다 하시네요, 저도 대표님 초대 없이 온 거잖습니까. 이렇게 갑작스럽게 찾아온 이유는 소 대표님이랑 손을 잡고 일을 해봤으면 해서입니다, 상가들의 비즈니스가 이제 곧 중국까지 진출할 겁니다, 그럼 저희가 합작할 기회가 더욱 많아지겠죠.” 전기섭은 미끼를 던져놓고 소은정의 반응을 살폈다. 소은정은 그저 담담하게 웃더니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그럼 기대해 볼만하겠네요.” 상가와의 합작은 많은 기업에서 바라고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소은정은 말과는 달리 지나치게 담담했다. 전기섭은 인내심이 없었기에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저번에 제가 은정 씨한테 제의한 일에 대해서 좀 생각해 보셨어요? 저희 전 씨 집안에서는 전동하가 돌아오기만을 바라고 있습니다, 제 큰 형은 병에 걸리셔서 오늘 내일 하고 있고요. 마지막 모습을 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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