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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7화 지채영

한유라의 말에 회의실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원가는 회사의 기밀사항, 회사 직원들도 잘 모르는 정보를 한유라는 어떻게 알게 된 건지 다들 의아할 따름이었다. “저게 무슨 소리죠?” “사실일까요?” “저 여자... 민하준 대표와 무슨 사이일까요?” 민하준의 표정이 차갑게 굳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그녀를 노려보았다. 곧이어 그의 옆에 앉은 통통한 몸매의 여자가 한유라를 알아보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한유라 씨, 이이가 준 돈이 부족했나요? 여기가 무슨 자리인 줄은 알아요? 이게 지금 무슨 짓이에요!” 한유라 역시 여자의 얼굴을 훑어보더니 차갑게 웃었다. “지채영 씨, 또 만났네요.” “상간녀 주제에 이렇게 당당한 사람은 또 처음 보네요. 한유라 씨는 참 뻔뻔해요? 이 사람한테 차이고 복수라도 하려는 거예요?” 한유라, 지금 당장이라도 널 찢어발기고 싶은 심정이야... 그런데 감히 네가 내 앞에 나타나? 게다가 계약까지 망치려 들어? “상간녀”라는 단어에 한유라의 표정이 일그러지고 이제까지 가만히 있던 소은정이 한발 앞으로 다가섰다. 지채영, 민하준 부부를 훑어보던 소은정이 입을 열었다. “지채영 씨라고 했나요? 말씀은 바로 하셔야죠. 먼저 총각 행세를 한 건 그쪽 남편이에요. 그리고 누가 누굴한테 돈을 줘요... 주제를 알아야지. 그리고 애초에 그쪽 남편이 유라한테 매달리지만 않았어도 유라가 넘어가는 일은 없을 거예요. 기르던 개가 사람을 물었다면 당연히 목줄을 제대로 못잡은 주인 탓이겠죠. 하필 그곳을 지나던 행인 탓이라고 볼 순 없잖아요?” 소은정의 말에 지채영이 표정이 일그러졌다. 회의장에 자리한 사람들 역시 대충 상황을 눈치채고는 관심없는 척하면서 귀를 바싹 세웠다. 말문이 막힌 지채영의 모습에 피식 미소를 짓던 소은정은 어딘가에서 강렬한 시선을 느꼈다. 그 시선의 주인이 누구인지는 생각해 볼 필요도 없었지만 최대한 무시하며 고개를 돌렸다. 한편, 한유라도 도발을 이어갔다. “그러니까요. 나 좋다는 남자가 한 두 명인 줄 알아요? 쓰레기 같은 민하준 줘도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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