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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2화 돈 때문에

김하늘의 말에 소은정의 표정이 차갑게 굳었다. 아, 성진그룹이라... 그집 딸 허하진이랑 엮었던 적이 있었지. 뭐 결국 나한테 한방 먹었지만. 성진그룹... 협력하던 파트너들도 다 도망가고 지금은 겨우 이름 정도만 남아있는 상태일 텐데... “그럼 민하준이라는 이름도 가명인 거야? 아버지 복수를 하려고 이름까지 바꾸고 우리한테 접근한 거고?” 소은정의 질문에 김하늘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건 아닐 거야. 애초에 허광현 대표와는 별로 접점도 없었어. 그리고 평생 사생아라고 손가락질 받으면서 살아서... 아마 허광현 대표한테 좋은 감정은 없을 거야. 민하준이라는 이름도 성도 전부 어머니한테 물려받은 거야. 어머니 쪽에서 운영하던 민연그룹... 사실 파산직전이었거든? 그런데 민하준이 대표로 취임한 뒤로 최근 몇 년 동안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성진그룹 허광현 회장의 사생아라... 멍청한 딸보다는 사생아가 훨씬 더 낫네. 잠깐 망설이던 김하늘이 한숨을 쉬더니 목소리를 낮추었다. “민하준 와이프는 십 년 전에 부동산으로 벼락부자가 된 집안 딸이래. 아마 돈 때문에 억지로 한 결혼인 것 같아. 부부 사이도 안 좋대. 1년에 겨우 얼굴 한 번 볼까 말까라던데? 하, 우리 유라...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네. 어떻게 그딴 남자랑...” 소은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친구들 중에서 한유라는 가장 유흥을 즐기는 타입이었지만 선은 확실히 지키는 사람이었다. 게다가 평소에 바람을 피우는 남녀들을 가장 중오하던 그녀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상간녀가 되다니... 얼마나 충격을 받았을까 싶어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잠시 후, 전동하가 부랴부랴 달려왔다. 기온이 많이 떨어졌는지 그의 몸에서 날카로운 한기가 느껴졌다. 전동하가 에르메스 토트백을 건넸다. “추울까 봐 옷가지 좀 챙겼어요.” 남자 옷이잖아? 동하 씨 옷인가? “워낙 급하게 나와서... 대충 내 옷만 챙겼어요. 일단 입어요.” 파티장에서 집으로 들어갔다 옷 갈아입을 새도 없이 부랴부랴 집을 나선터라 소은정은 여전히 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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