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38화 죽으려고 온 건가?
소은정이 침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있다가 제 친구랑 경호원들이 도착할 거예요. 막지 말고 바로 들여보내세요.”
말을 마친 소은정은 바로 빌라 단지를 향해 엑셀을 밟았다.
차에서 내린 소은정의 시야에 허둥지둥 달려오는 김하늘의 모습이 보였다.
얼굴을 마주한 두 사람이 입을 열기도 전에 저 멀리서 검은색 차량 세 대가 다가왔다.
곧이어 검은 정장차림에 굳은 표정의 장정 십 여명이 차에서 내렸다.
전부 소씨 일가 소유의 경호원들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차에서 내린 소은호가 무표정한 얼굴로 다가왔다.
“가자...”
우르르 몰려든 경호원들의 모습에 김하늘은 흠칫 놀랐지만 곧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여긴 민하준 집이야. 우리 두 사람만 움직이면 위험할 수도 있으니까 당연한 거겠지.
한편 소은정은 소은호가 직접 온 걸 보고 의아하긴 했지만 유라가 위험하다는 생각에 별 의심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민하준의 집 앞.
김하늘이 앞장서서 문을 두드렸다.
잠시 후, 40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여자가 작게 문틈을 열었다.
“누구세요...”
“유라 안에 있어요?”
역시나 민하준이 미리 단단히 주의를 주었는지 유라라는 이름에 흠칫하긴 했지만 곧 고개를 저었다.
“아, 아니요. 유라라니? 그런 사람 모르는데요...”
하, 거짓말을 하시겠다?
집안일을 담당하는 아주머니 따위와 말싸움을 할 여유가 없었던 김하늘은 바로 문을 홱 잡아당겨 신발도 벗지 않고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갔다.
“유라야, 안에 있어?”
하지만 김하늘은 발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흉악한 인상의 남자 두 명이 그녀의 앞을 막아섰기 때문이었다.
젠장, 이쪽에도 경호원을 두고 있었잖아? 나름 준비 많이 했네?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아주머니의 목소리가 들리고 곧이어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소은호를 선두로 소씨 일가 쪽의 경호원들이 우르르 집안으로 들어왔다.
김하늘의 앞을 막아섰던 경호원들 역시 이런 상황은 생각지 못한 듯 흠칫 뒤로 물러섰다.
마지막으로 집으로 들어온 소은정이 저택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쏘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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