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37화 결혼이라니
그제야 전동하의 입가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비록 좋아한다 사랑한다는 말은 한 적이 없지만 드디어 그를 받아들인 것만으로도 기뻤다.
그래. 이것만으로도 충분해. 박수혁은 이제 중요하지 않아. 박수혁이 아무리 난리를 쳐도 은정 씨 마음은 흔들리지 않을 테니까.
가는 내내 전동하는 소은정의 손을 꼭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이런 스킨십이 어색했지만 싫지 많은 기분에 소은정도 손을 빼지 않았다.
소은정의 오피스텔 앞에 도착한 전동하가 미소를 지었다.
“잘 자요.”
어차피 위층에 살고 있으니 언제라도 내려올 수 있다는 생각에 저도 모르게 웃음이 지어졌다.
“네. 잘 자요.”
하지만 인사를 마친 뒤에도 그 누구도 먼저 움직이지 않았다.
“먼저 가요.”
잠깐 동안의 침묵 끝에 소은정이 먼저 입을 열었다.
“아니에요. 은정 씨 먼저 들어가요.”
......
또다시 어색한 침묵이 이어지고 소은정의 얼굴이 달아오를 무렵, 그녀의 휴대폰 벨소리가 울렸다.
“그럼 나 먼저 들어갈게요!”
안도의 한숨을 내쉰 소은정이 도망 치 듯 자리를 떴다.
문이 닫힌 뒤에도 한참 뒤에야 전동하의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한편, 휴대폰 액정을 확인한 소은정이 미소를 지었다.
유라네?
“여보세요?”
하지만 수화기 저편에서 들려오는 한유라의 울먹거리는 목소리에 소은정의 미소는 어색하게 굳어버릴 수밖에 없었다.
“은정아, 내... 내가 상간녀가 되어버렸어. 민하준 이 자식 유부남이었다고!”
당황한 소은정이 자세히 묻기도 전에 곧 짜증 가득한 민하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누구한테 전화하는 거야? 내가 알아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잖아!”
“은정아, 얼른 나 좀 데리러 와줘. 나 지금...”
하지만 한유라가 주소를 말하기도 전에 휴대폰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통화는 종료되었다.
곧바로 다시 전화를 걸어 보았지만 들려오는 건 전화기가 꺼져있다는 알림음뿐이었다.
소은정은 망설이지 않고 다시 집을 나섰다.
민하준 그 자식... 유라를 감금이라도 한 거야?
빠르게 발걸음을 옮기며 소은정은 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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