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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6화 후회할 거야

우연하게 소은정을 두 번 구한 것 말고는 자신이 전동하에게 뒤떨어지는 게 뭔지 박수혁은 진심으로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생명의 은인에게 느끼는 고마움과 이성간의 사랑은 분명 다른 것. 박수혁은 소은정이 감격스러움을 사랑이라 착각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박수혁의 억지에 소은정은 잠깐 침묵하다 다시 고개를 들었다. “동하 씨가 어떤 사람인지는 당신보다 내가 잘 알아. 그리고 상관도 없는 사람에게 설명해 주고 싶지 않아.” 모르는 사람이 봤을 때 마이크의 존재는 전동하에게 오점이라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소은정은 단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진실을 알고 있기에 두 사람이 더 애틋하게 느껴졌다. 손끝이 저려오는 느낌에 박수혁은 주먹을 폈다 쥐었다를 반복했다. “나도 널 위해서라면 목숨이라도 내놓을 수 있어. 그러니까 은정아...” 애원에 가까운 말투에 소은정의 눈동자도 살짝 흔들렸지만 곧 다시 이성을 되찾았다. “3년이야. 우리가 같이 살았던 시간이. 우리가 서로 안 맞다는 걸 알기엔 충분한 시간이라고 생각되는데... 그러니까 서로 시간낭비 하지 말자. 앞으로 그저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지내는 거야.” 소은정이 말을 마치자 어느새 다가와 기다리고 있던 전동하가 한발 다가서 그녀의 어깨를 끌어안았다. “기사 도착했대요. 우린 이만 가죠?” 박수혁의 매서운 시선이 느껴졌지만 소은정은 애써 무시했다. “그럼 난 먼저 갈게.” “분명 후회하게 될 거야.” 박수혁이 중얼거리듯 말했다. 쓸쓸한 분위기속에 묘한 서늘함까지 느껴졌다. 소은정은 미간을 찌푸린 채 발걸음을 옮겼지만 전동하는 이대로 물러나는 게 왠지 억울한 마음에 고개를 돌려 당당하게 미소를 지었다. “아니요. 영원히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목숨을 다해 은정 씨를 지킬 거야. 영원히 후회하지 않도록 평생 사랑해 줄 거야. 말을 마친 전동하는 바로 소은정의 손목을 잡고 성큼성큼 걸어갔다. 소은정을 먼저 차로 에스코트한 뒤 다른 쪽 문으로 차에 탄 전동하가 왠지 모르게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소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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