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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3화 전화왔어

어차피 소은정 정도 되는 사람이라면 정말 그런 짓을 저지른다 해도 돈으로 모든 걸 무마해 버릴 것이다. 윤시라는 애원의 눈길로 전동하를 바라보았지만 전동하 역시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볼 뿐이었다. 여자에게 손을 대지 않는다라는 그의 신조가 아니었다면 방금 전 소은정의 뒷담화를 할 때 이미 그녀의 뺨을 날리고 싶었다. 지금 소은정이 윤시라를 밀어붙이니 오히려 기분이 통쾌해졌다. 전혀 그녀를 도와줄 생각이 없어 보이는 전동하의 모습에 윤시라가 이를 꽉 깨물었다. 일단 내가 사는 게 먼저야. “신포그룹이에요...” 극강의 공포에 눈물이 찔끔 나올 것만 같았다. 순간 소은정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박수혁이 보낸 거라고?” “아... 아니요. 박수혁 대표님이 보내신 건 아니에요. 그냥 제가 신포그룹 직원이라고...” 윤시라는 해명을 이어가려고 했지만 소은정은 더 이상 들을 생각이 없다는 듯 윤시라의 멱살을 잡고 안쪽으로 걸어갔다. 윤시라는 잔뜩 겁 먹은 얼굴로 반항 한번 하지 못하고 소은정의 손에 끌려 움직였다. 소은정은 우연준을 비롯한 비서팀 직원들이 식사를 하고 잇는 테이블로 향했다. 와인을 뒤집어 쓴 여자의 멱살을 잡고 나오는 대표님의 모습에 순간 정적이 감돌았다. 하지만 소은정은 아무 일 없다는 듯 웃으며 들고 있던 와인잔 잔해를 바닥에 던져버렸다. “다들 많이 먹어요. 모자라면 더 시키고요.” “네, 대표님.” 우연준의 대답과 함께 다들 아무것도 보지 못한 듯 눈치껏 술잔을 들었다. “이 레스토랑 진짜 와보고 싶었는데 감사합니다.” “여길 어떻게 빌리실 생각을 다 하셨어요. 역시 대표님!” “이것도 먹어봐요!” 윤시라의 애처로운 눈빛에도 투명인간 취급하는 직원들과 웨이터의 태도에 윤시라는 절망에 잠겼다. 소은정은 그렇게 윤시라의 멱살을 끌고 옆에 있는 룸으로 향했다. 보따리 버리 듯 윤시라를 의자에 던져버린 소은정은 더러운 것이라도 만진 듯 물티슈로 손을 벅벅 닦았다. 그녀의 뒤를 따라 들어온 전동하가 자연스레 문을 닫았다. “은정 씨, 적당히 해요. 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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