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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2화 기회는 없어

하지만 박수혁의 타박에 주눅 들 강서진이 아니었다. “그럼 얼른 차에서 내려. 파트너로서 같이 들어가야 할 거 아니야.” 이 형 좀 봐라? 지금 탐욕스러운 눈빛으로 소은정을 바라보는 저 늑대 같은 남자들이 안 보이는 거야? 강서진의 말에 잠깐 망설이던 박수혁이 차에서 내리던 그때, 강서진이 그의 팔을 잡더니 갑자기 말을 바꾸었다. “아니다. 오늘은 날이 아닌 것 같아. 그냥 내 옆에 있어.”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팔을 뿌리친 박수혁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밖으로 향했다. 그리고 나란히 선 채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전동하, 소은정 두 사람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선남선녀라는 단어가 두 사람을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순간, 박수혁의 표정이 차갑게 굳었다. 전동하 저 자식까지 초대한 거야? 하, 할아버지... 이렇게까지 하셔야겠어요? 박대한이 소은정을 초대한 것까지는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었다. 오늘 이 파티는 박수혁을 망가트리기 위한 박대한의 마지막 발악일 터,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 무너지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의 자존심을 완벽하게 짓밟을 수 있다고 생각했겠지. 하지만... 박대한은 박수혁의 생각보다 훨씬 더 독하고 교활했다. 사랑의 라이벌인 전동하 앞에서 무너진다면 그것이야말로 박수혁에게는 사형 선고이겠지... 역시, 박대한은 박수혁을 가장 잘 아는 사람답게 완벽하게 박수혁의 상처에 소금을 뿌려대고 있었다. 한편, 강서진도 이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무리 사이가 틀어졌다지만 친손자에게 이렇게까지 할 수 있나라는 생각에 욕이라도 하려다 힘줄이 튀어나올 정도로 주먹을 꽉 쥐고 있는 박수혁의 상태를 확인하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 휴, 됐다... 결국 강서진, 박수혁은 소은정과 전동하가 팔짱을 낀 채 들어가는 걸 멍허나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됐어. 우리도 이만 내리자.” 강서진 역시 이번 파티의 정확한 목적은 알 수 없지만 박수혁에게 좋은 상황은 아니라는 예감이 들었다. 물론 박수혁의 친구로서 무슨 일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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