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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0화 천하의 나쁜 자식

국자를 쥐고 있던 박수혁의 표정이 차갑게 굳고 오한진을 한참 동안 노려보던 박수혁은 결국 주방을 나가버렸다. 저런 중2병스러운 소설은 도대체 어디서 찾은 거야! 그리고 남주는 기업 대표라면서? 저런 무례한...! 박수혁의 뒤를 따라 달려나온 오한진이 설명을 시작했다. “대표님, 작가가 기업 대표의 삶에 대해 뭘 알겠습니까? 물론 굳이 비교하자면 대표님이 남주보다 훨씬 더 멋지시죠. 그런 디테일에는 신경 쓰지 마시고...” 하지만 박수혁은 더 이상 오한진의 말을 들어줄 생각이 없는 듯 서슬 퍼런 눈으로 그를 노려보았다. “꺼져!” “네. 일단 꺼지겠습니다. 좀 더 정상적인 소설로 찾아올게요.” 뒤뚱거리며 자리를 뜨는 오한진을 바라보던 박수혁은 속에서 천불이 이는 기분이었다. 터벅터벅 방으로 돌아와 거친 숨을 몰아쉬던 박수혁은 겨우 이성의 끈을 잡은 채 휴대폰을 켰다. 소은정에게 문자를 보내봤지만 돌아오는 건 여전히 친구 요청 메시지였다. 순간,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지독한 외로움이 그를 휘감았다. 이렇게 은정이를 또다시 잃게 되는 건가? 안 돼! 그건 절대 안 돼! 그래, 좀만 참아보자... 은정이와 다시 화해할 수 있다면 역겨운 소설 따위 백 번이고 천 번이고 읽어주겠어. 큰 다짐을 한 듯한 박수혁은 다시 음성 파일을 클릭했다... 소은정의 본가. 집으로 돌아온 소은정과 김하늘은 오늘 있었던 일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요즘 소은해는 김하늘을 “지켜야 한다”는 명목으로 잠자는 시간 말고는 그녀를 밀착 경호하는 중이었다. 뭐 그 덕분에 윤지훈은 더 이상 접근하지 않는 모양이었지만. 나란히 침대에 누워 마스크 팩을 하던 그때, 김하늘이 문득 말했다. “그나마 너라도 있어서 다행이야. 오빠한테 신세진 게 너무 많은데...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모르겠어.” 김하늘의 말에 소은정이 눈을 흘겼다. 소은해 그 인간이 좋아서 하는 거야. 이 바보야... “마음에 담아두지 마. 소은해가 안 했으면 내가 했을 테니까. 그리고 은해 오빠 너 좋아하잖아. 오히려 널 위해 해줄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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