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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0화 배신

서로를 바라보는 박우혁과 추하나의 눈빛을 확인한 소은정은 말없이 탄산수를 한모금 마셨다. 누가 봐도 서로를 뜨겁게 사랑하는 연인의 눈빛. 진지하게 만나는 거라면 반대할 이유도 반대할 자격도 그녀에게는 없는 거니까. 그래, 가벼운 연애도 나쁘지 않지. 게다가 추하나 씨처럼 강서진 같은 나쁜 남자한테 데인 여자라면 더더욱. 박우혁, 어린애 같긴 해도 속은 깊은 자식이니까 잘해낼 거야. 분노로 부들거리던 강서진이 손을 들자 박우혁이 추하나의 앞을 막아섰다. “하나야, 강 대표님은 널 지키지 못했지만 난 아니야. 네가 조금이라도 슬퍼지는 건 싫어. 네가 조금이라도 다치는 것도 싫어.” 박우혁의 당돌한 말투에 소은정은 박우혁의 뛰어난 연기에 기립박수라도 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호오, 저 자식, 아침 드라마 남자주인공 역할로 딱인데? 얼마 전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의 남주인공이 말했던 “사랑이 죄는 아니잖아!”라는 대사를 넘어서는 기막힘이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추하나는 그 닭살스럽고 기막힌 박우혁의 말에 감동을 받았는지 눈물을 글썽였다. 누가 봐도 박우혁, 추하나는 서로 죽고 못 사는 다정한 커플, 강서진은 남여주인공의 사랑을 방해하는 악역이 되어버린 분위기에 강서진의 표정은 벌레라도 씹은 듯 일그러졌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소은정이 여유롭게 탄산수를 마시려던 그때, 팔목의 핏줄까지 세우며 부들거리던 강서진이 손을 들어 소은정을 가리켰다. “추하나, 저 기생오라비 같은 자식 전에는 소은정 좋아했던 거 알아? 수혁이 형한테 겁 먹고 떨어지고 다시 너한테 들러붙는 거 봐. 쟤 이혼녀 패티시 같은 거 있다고! 정신 좀 차려!” 강서진의 핵폭탄급 발언에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집중되었다. 하마터면 입에 머금고 있던 탄산수를 그대로 내뿜을 뻔한 소은정이 고개를 들어 강서진을 노려보았다. 하, 잠깐이라도 저딴 자식을 불쌍하게 생각한 내가 불쌍하지. 평생 혼자 홀애비로 살아라, 이 못난 자식아!” “헛소리!” 강서진의 말에 소은정, 박우혁이 동시에 소리쳤다. 박우혁이 잠깐 그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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