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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2화 눈에 거슬려서

이런 회의에 전동하야말로 빠져서는 안 되는 사람이었다. 회의실에 난방기구를 한껏 틀어 놓았는데도 이상하게 한기가 느껴졌다. 임춘식이 웃었다. “전 대표님은 지금 해외에 계셔서 회의는 참석 못 하신다고 끝나면 회의록을 보내달라고 했습니다.” 소은정은 인상을 찌푸렸지만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자기 자리를 찾아 앉아서 자료를 읽었다. 박수혁은 최대한 소은정에게 시선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그러나 소은정은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소용돌이처럼 무시하기 어려웠다. 힐끔힐끔 그쪽을 쳐다보게 되었다. 소은정이 전동하를 언급 하자 박수혁은 저도 모르게 냉소가 흘러나왔다. ‘그 자식은 지금 해외에서 프로젝트를 구해보려고 정신없이 뛰어다니고 있을걸. 쌤통이지! 소은정 주변에서 얼쩡거리는 거 꼴 보기 싫었거든.’ 임춘식이 보고를 하는 동안 박수혁의 싸늘한 태도는 스트레스를 더해주었다. 임춘식은 두 사람이 전혀 교류가 없는 것을 보고 심장이 발딱거렸다. 회의를 할 때마다 완전히 무슨 심리전이 벌어지는 것만 같았다. 간신히 회의를 끝내고 해산했다. 임춘식이 헛기침을 했다. “연말이 되어도 이 프로젝트는 기본적으로 중단되지 않을 겁니다. 이제 심리검사원이 연구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그러니 설을 지나서는 새 프로젝트를 시작할까 하며 어떨까 싶은데요?” 소은정이 말했다. “아직 시험도 안 해봤고 검증도 안 됐는데 이렇게 단기간에 시장에 내놓아 버리면 문제가 생겼을 때 금방 매장되고 말 겁니다.” 박수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으로 암묵적으로 소은정의 의견에 동의한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임춘식이 미간을 찌푸렸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는 이미 어느 정도 결과가 나왔습니다. 경찰에서 통용되는 거짓말 탐지기는 최저 수준의 심리 검사설비입니다. 우리가 개발한 측정기는 그것보다 수백 배는 고급이라고요!” 소은정은 담담하게 말을 받았다. “뭐가 그렇게 급하죠? 설 지나서 얘기하면 되잖아요?” 지금 꼭 그렇게 일거리를 만들어야 하나? 임춘식은 초조한 듯 이마를 문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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