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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1화 거친 킥

강서진과 추하나가 이후에 어떻게 됐는지는 모르지만, 호텔로 돌아온 소은정은 밀린 업무를 처리해나갔다. 느긋한 오후였지만 회사에서 갑자기 처리해야 하는 일들 때문에 영상통화로 업무를 보아야 했다. 두 시간 후. 전화를 끊은 소은정은 기지개를 켜고 룸서비스를 시키려고 하였다. 전화기를 드는 순간 전화 소리가 들렸다. 박수혁? 전화를 받은 소은정이 물었다. “무슨 일이야?” “내려와, 급한 일이야.” 박수혁의 냉담한 목소리를 듣고는 공적인 일이라고 판단한 소은정은 잠시 멈칫하더니 전화를 끊고 이내 엘리베이터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다른 사람들이 묵고 있는 호텔 층으로 내려가 보니 아니나 다를까 복도는 사람들로 가득 찼고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려왔다. 심지어는 울음소리도 들렸다. 소은정은 무슨 일인지 궁금해 그쪽으로 다가갔다. 소은정을 본 사람들은 그녀를 위해 길을 터주었다. 시끌벅적한 방문 앞에 선 소은정은 박수혁과 눈이 마주쳤다. 박수혁은 차가운 안색으로 문밖에 서 있었고 주위의 사람들은 그의 기에 눌려 방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소은정을 본 박수혁은 소은정을 방 안으로 들어가라는 눈치를 주었다. 소은정의 가슴이 철렁하였다. 천천히 방안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어두운 얼굴의 도준호와 감독이 보였다. 도준호는 창백한 얼굴을 하고 그 자리에 얼어붙었고 감독과 작가들은 진지하게 의논하는 듯하였다. 여자의 울음소리는 그칠 줄 모르고 방안에서 울려 퍼졌다. “은정 씨, 여기는 어떻게?” 소은정을 본 도준호가 놀라면서 일어났다. 방안을 훑어보던 소은정의 얼굴이 굳어졌다. 차태현과 양예영이? 양예영은 갈기갈기 찢긴 잠옷을 입고는 침대에 앉아 울고 있었고 몸에는 몸부림의 고스란히 남겨져 있었다. 소은정을 놀라게 한 것은 채태현의 옷도 변변치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반바지만 입고 상반신은 노출 상태였다. 채태현의 얼굴은 울긋불긋해졌고 분노와 억울함이 얼굴에 보였다. 채태현이 바닥에 앉아있는 자세와 너저분해진 침대를 놓고 봤을 때 그는 침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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