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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8화 그냥 노는 관계

박수혁의 눈빛은 잠시 냉랭해졌다가 일어서서 작별을 고했다. 소찬식은 이 두 사람 사이의 대결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박수혁이 소은정에 대하여 단념하지 않고 오히려 고집을 좀 부렸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게 좋았다. 처음에 그가 어떻게 소은정을 죽도록 힘들게했는지 그는 지금 그 기분을 느낄수있었다. 그는 인사말을 몇 마디 주고받고는 집사가 손님을 배웅하게 하였다. 박수혁이 떠나려 하자 소파 위에 틀어박혀있던 소호랑은 몹시 아쉬워하며 그의 품속으로 달려들었다. "아빠, 나는 널 그리워하고 영원히 널 사랑할 거야 …" 소은정은 잠시 말을 멈추고 그 양심도 없는 소호랑을 바라보았다. 질투가 그녀의 얼굴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 "그렇게 그리우면 그냥 따라가." 소호랑은 살짝 멍해졌다. 인공지능은 소은정의 말이 사실인지 거짓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을 제일 좋아하잖아? 소호랑은 꼬리를 흔들며 아까워하지 않고 소은정의 신발을 벗겨주었다. "마마, 난 엄마를 더 사랑해 ……" "…" 그만둬, 겉과 속이 다른 호랑이는 뭔데? 집사가 그를 배웅하자 소은정은 나른하게 기지개를 켜며 위층으로 올라가 쉬려고 했다. 소찬식은 그녀를 불러 세우고는 손가락으로 가볍게 두드렸다."너 지금 박수혁과 무슨 관계야?" 누구나 뭔가 이상하다고 알아차릴 수 있었다. 연애하는 것 같지도 않고 갈라진 부부 같지도 않다. 소은정은 입술을 오므리고 미간에 약간 산만함이 있다. "그래요. 그냥 노는 관계예요." 하지만 그녀가 그를 가지고 놀았다. 소찬식은 소은정이 관건적인 시기에는 매우 이성적이었으며 특히 이혼 후 박수혁에 대한 그의 일련의 태도를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더 이상 그 관계를 계속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니 그가 말하는 장난은 아마 정말 장난일 것이다. 소찬식은 약간 피곤한 듯 웃어 보였다. "놀 땐 놀아. 우리 집이 놀 수 없는 건 아니지만 제가 지른 불에 타죽지 않게 조심해." 그는 친절하게 조언했다. 소은정은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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