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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3화 이런 우연이!

전동하는 즉시 화제를 바꾸었다. 두 사람은 한참 잡담을 나누었다. 소은정은 마이크가 어찌 지내는지 물어보았다. 소은정이 문제집을 한 박스나 보냈다는 얘기를 듣고 마이크는 화가 나서 밤새 울었다고 한다. 아무리 달래도 달래지지 않았다고…. 분위기는 차츰 꽤 가벼워졌다. 한참 웃고 떠드는데 직원의 ‘어서 오세요’하는 소리가 갑자기 귀에 들어왔다. 곧 두 사람을 바라보는 음산한 시선이 와 닿았다. 소은정은 등 뒤에서 한기를 느꼈다.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차가운 팔이 갑자기 어깨를 누르더니 피할 새도 없이 허리를 감으며 옆에 앉았다. 소은정은 깜짝 놀랐다. 박수혁이 웃음을 띠고 그윽한 눈으로 이쪽을 바라보면서 입을 열었다. “이런 우연이 있나, 베이비!” 말 한 마디, 아니 단어 하나가 분위기를 완전히 싸하게 만들어 버렸다. 소은정이 싸늘하게 노려보았다. “놔!” “소은정!” 박수혁은 거친 눈빛을 억누르며 낮은 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어떻게 이렇게 무심할 수가 있지?’ 아침, 점심, 저녁 어느 때라도 밥 한 끼 하려고 그렇게 불러 내도 거절하던 소은정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전동하와는 어떻게 이렇게 나와서 밥을 먹을 시간이 생겼단 말인가? ‘그러니까, 그냥 나랑만 밥 먹기 싫었던 거냐고? 으아, 짜증나! 참을 수가 없어!’ 맞은 편에 앉아 있던 전동하의 눈이 어두워졌다. 그러나 곧 웃음으로 경직된 분위기를 풀어보려고 했다. “사람들이 봅니다. 소은정 씨가 뭐가 됩니까?” 박수혁이 밥을 먹으러 나왔으니 당연히 여러 사람을 거느리고 나왔다. 그런데 우연히도 여기서 둘을 마주치게 된 것이었다. 박수혁의 눈이 얼음조각처럼 차가워졌다. 소은정의 허리에 놓인 손을 스르르 풀었다. 소은정의 체면을 생각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버티고 있었다가는 분위기 파악 잘하는 전동하와 완전히 비교될 판이었다. “전 대표는 참 한가하군요. 자기 비즈니스는 내버려 두고 신경 쓰지 말아야 할 곳에 신경을 쓰고 있네요.” 말 속에 뼈가 있었다. “박 대표님은 워낙 하시는 일이 많은 분 아닙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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