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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2화 해고야

박수혁의 깊은 눈동자에 소은정의 얼굴에 당황스러움이 살짝 스쳤지만 곧 날카로운 눈빛으로 박수혁을 노려보기 시작했다. 두 사람의 얼굴이 점점 더 가까워지고 박수혁의 숨결이 그대로 느껴졌다. 소은정은 바로 박수혁의 가슴을 밀어내려 했지만 박수혁의 커다란 손이 갸녀린 소은정의 손목을 낚아챘다. 박수혁의 매력적인 중저음이 소은정의 귓가에 울렸다. “내가 뭘 더 어떻게 하면 날 용서해 줄 거야?” 애원에 가까운 박수혁의 말투에 소은정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듯했다. 하지만 진심 어린 눈빛에서 과거 자신의 모습을 떠올린 소은정은 고개를 저었다. “아무것도 하지 마. 당신이 뭘 하든 내 마음은 변하지 않을 테니까.” 그래. 그냥 너무 가까이 있어서 흔들린 것뿐이야. 나랑 박수혁은 이미 불가능한 사이야. 이때 낯선 인기척이 두 사람 사이의 묘한 분위기를 깨트렸다. “은정 씨, 이제 곧 끝날 것 같은데 제가 데려다 드리죠?” 전동하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소은정은 꿈에서 깨어나 듯 다시 이성을 되찾았다. 여느 때처럼 차가운 눈빛으로 박수혁을 빤히 바라보던 소은정이 대답했다. “네. 감사합니다.” 그리고 박수혁을 지나쳐 전동하의 팔짱을 낀 채 엘리베이터에 올라 탔다. 박수혁의 날카로운 시선이 느껴졌지만 소은정은 애써 무시했다. 안 돼. 여기서 돌아보면 정말 끝이야. ... 혼자 남겨진 박수혁은 고개를 푹 숙였다. 언제부터일까? 항상 냉정하고 이성적인 박수혁이 소은정 앞에서만큼은 한없이 작아지고 감성적으로 변해 버리는 박수혁이었다. 이대로 정말 소은정을 영원히 놓치면 어쩌나 걱정되고 두려웠지만 마음 속에 자리잡은 일말의 자존심 때문에 차마 소은정에게 털어놓을 수조차 없었다. 그렇게 한참동안 박수혁은 소은정이 떠난 호텔방에 덩그러니 서 있었다. 다음 날. 이른 아침 일어난 소은정은 커튼을 열어젖히고 화창 아침 날씨를 만끽했다. 따뜻한 햇살, 푸른 나무 사이를 날아다니며 지저귀는 새들을 느끼니 마음마저 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기지개를 켠 소은정은 준비를 마친 뒤 바로 회사로 향했다.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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