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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6화 너만 원한다면

... 박수혁의 말에 주방은 어색한 침묵에 잠겼다. 앗차, 실수했다. 괜한 욕심을 낸 건가 싶다가도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소은정의 마음을 열기 전에 다리가 먼저 나아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이 다급해졌다. 박수혁의 제안에 흠칫 놀란 듯한 소은정의 입가에 매력적인 미소가 걸렸다. “부러진 건 다리지 팔은 아니잖아?” 묘한 미소를 짓는 소은정의 모습에 박수혁의 마음도 점점 기대감에 부풀기 시작했다. 좋아, 적어도 화는 안 냈으니까... 조금만 더... 박수혁은 짐짓 실망한 듯 입을 삐죽거렸다. “내가 그렇게 싫어? 이렇게 멀쩡해 보여도 환자인데 밥 정도 먹여줄 수는 있잖아...” 그 모습에 소은정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하, 어디서 이런 발연기를. 또 무슨 꿍꿍이인 건지. 하지만 곧 한숨을 푹 내쉬고 마음을 다스렸다. 이 남자는 나 때문에 다친 거다... 참자... 참아... 하지만 다음 순간, 소은정의 뒤에 서 있던 최성문이 성큼 다가가 박수혁의 앞에 놓인 죽 그릇을 들었다. “대표님, 아 하십시오...” 커다란 최성문의 손에 들린 죽 그릇은 왠지 간장 종지처럼 작아 보였다. 게다가 무뚝뚝한 얼굴에 저런 어울리지 않는 대사라니. 벌레라도 씹은 듯한 박수혁의 표정에 소은정도 결국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저 남자가 먹여주는 죽을 받아먹었다간 정말 체할 것만 같아 박수혁이 죽 그릇을 낚아챘다. “그래, 팔이 부러진 건 아니니까. 내가 알아서 먹을게.” 박수혁의 말에 최성문은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장승처럼 꼿꼿이 서서는 소은정의 뒤를 지켰다. 박수혁이 고분고분 식사를 시작하자 소은정은 우연준이 보낸 파일을 처리하고 휴대폰에 쌓인 메시지에 답장을 하기 시작했다. 한참 동안 일을 하던 소은정은 박수혁의 시선을 느끼고 휴대폰을 식탁 위에 내려놓았다. “다 먹었어?” 박수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싱긋 웃었다. 그의 말에 자리에서 일어선 소은정이 그릇들을 치우려 하자 박수혁이 바로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뭐야. 이렇게 너 부려먹으려고 부른 거 아니야.” 아주머니도 부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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