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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0화 결혼? 어림없지

마이크는 입술을 쭉 내밀고 애교를 부렸다. 그의 맑은 눈동자와 기대에 찬 입꼬리는 사람을 녹이는 재주가 있었다. “마이크, 예쁜 누나는 일이 있으니, 넌 올라가서 숙제해!” 전동하는 시계를 한 번 보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마이크에게 말했다. 마이크는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자신의 아버지를 원망스럽게 보았다. ‘숙제 한번 안 한다고 어디 덧나나!’ 소은정은 사진에 있던 남자아이가 벌써 이렇게 컸구나 하고 놀라워하며 사진으로 본 아이라 그런지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 그녀는 그의 곱슬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그를 바라보았다. “누나랑 내일 또 놀까?” 마이크는 실망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눈만 끔벅거렸다. 그러다 마이크가 갑자기 소은정의 옷을 잡아당겨 두 팔로 그녀를 꼭 껴안았다. 그의 눈동자 속에는 장난기가 가득했다. “싫어! 싫어! 난 예쁜 누나랑 같이 잘 거야! 숙제하기 싫어! 난 에쁜 누나 따라서 집에 갈 거야! 아빠는 혼자 늙어 죽어!” 그의 통통 튀는 맑은 목소리를 듣자 소은정은 순간 그를 데리고 집으로 가고 싶었다. 마이크는 이렇게 애교를 떨면 예쁜 누나랑 같이 있게 될 것을 알고 있었다. 전동하는 그의 속셈을 눈치채고 눈을 가늘게 떴다. 그가 손을 허공에 휘휘 저으니 건장한 경호원이 마이크에게 다가왔다. 경호원은 한 손으로 마이크를 들어 어깨에 멨다. 마이크는 맥없이 경호원의 어깨에 매달려 바둥거렸다. “아아아아! 살려주세요! 예쁜 누나! 예쁜 누나랑 평생 같이 살 거야!” 마이크는 고함 몇 마디 지르더니 계단 위로 사라졌다. “소은정 아가씨, 박 사장님 조심히 가세요.” 전동하가 아무 일 없다는 듯 웃었다. 소은정은 시선을 거두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예. 안녕히 계세요.” 문 앞에는 박수혁의 운전기사가 차를 대기하고 있었다. 박수혁은 그녀보다 먼저 걸어가더니 뒷좌석의 오른쪽 문을 열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태워다 줄게.” 소은정은 그제야 자신이 마이크를 따라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차도 가져오지 않았고, 택시를 잡기 쉬운 위치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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