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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9화 생명의 은인

전투가 끝나고 헬리콥터가 다시 비행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프로펠러 바람에 박수혁의 트렌치코트가 휘날렸다. “계좌 확인해 봐. 1500만 달러 입금됐을 테니까.” 두 사람을 다치게 했는데 5000만 달러나 더 얹어주다니. 예상치 못한 횡재에 두목의 눈동자가 탐욕으로 반짝이던 그때. “탕!” 총소리가 울리고 두목의 사악한 미소가 그대로 굳어버렸고 그의 가슴에서 뜨거운 피가 콸콸 흘러내렸다. 자신의 돌발행동에 해적들이 또다시 공격을 시작할 수 있었지만 덤덤한 박수혁의 얼굴에서는 그 어떤 공포도 느껴지지 않았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던 박수혁이 마지막 한 발을 남겨두고 고개를 돌렸다. “남은 5000만 달러는 네 몫이야.” 소은정의 가슴에 상처를 낸 이상, 이대로 넘어갈 수 없었다. 그제야 5000만이나 더 얹어준 박수혁의 목적을 이해한 두목은 분노로 부들거렸고 두목이 총상을 입자 해적들은 일제히 다시 총을 들었다. 하지만 압도적인 화력 차이에 해적들은 결국 박수혁이 유유히 떠나는 걸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한편, 대서양을 가르는 거대한 크루즈, 출렁이는 파도에 소은정이 미간을 찌푸렸다. 꿈속에서 수많은 총알들이 비처럼 쏟아지는 모습이 다시 연출되고 소은정은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을 달리고 또 달렸다. 그리고 다음 순간, 갑자기 눈앞에 벼랑이 생기고 소은정은 그대로 어두운 심연으로 추락했다... “헉!” 소은정이 두 눈을 번쩍 떴다. 천근만근 무거운 머리와 흐릿한 시야에 정신을 못 차리고 있던 그녀의 귓가로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형수님 진짜 대단한데? 해적들을 상대로 인질 싸움을 하다니. 게다가 두 명이나 다치게 명중했다면서. 데이빗 그 자식이 직접 말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라고 생각했을 거야.” 남자의 말에 박수혁의 입가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은정이는 강한 여자니까.” 소은정은 위기의 상황에서 눈물밖에 흘릴 줄 모르는 나약한 여자가 아니었다. 서민영이 자동차에 손을 써 죽을 뻔했을 때도 송지현에게 납치당할 뻔했을 때도 그녀는 항상 당당하고 태연한 모습이었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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