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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20화 스위스행

전동하의 생일이 아직 며칠 남았지만 소은정은 그날까지 기다릴 수 없었기에 모두를 데리고 스위스로 향했다. 스위스의 스키장을 봐둔 그녀는 그걸 전동하의 생일 선물로 결정했다. 스위스의 공기는 쌀쌀하면서도 고요했다. 전동하는 두꺼운 외투를 입고 한 손에는 지팡이를, 한 손에는 소은정의 손을 잡고 있었다. 그들의 뒤에는 소은해와 김하늘이 새봄이와 준서의 손을 잡고 따라오고 있었다. 네 사람은 마치 한가족 같았다. 운전기사가 시간에 맞춰 데리러 왔다. 히터를 미리 틀었던 탓에 따듯했다. 전동하는 차에 준비해뒀던 핫팩을 소은정에게 쥐여주며 그녀의 손을 감쌌다. "아직도 추워요?" 소은정은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옅게 내쉬었다. "몇 년 전에 왔을 땐 이 정도로 춥지 않았는데, 올해 유난히 추운 것 같아요." 소은해가 웃음을 터트렸다. "나이 들어서 추위를 견디지 못하는 거야!" "닥쳐!" 소은정과 김하늘이 동시에 소은해를 꾸중했다. 여자 앞에서 나이 얘기는 금기였다. 순간, 차 안은 몇 초간 고요해졌다. 얼마 뒤, 모두 웃음을 참지 못하고 한 번에 터져버렸다. 전동하는 소은정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완전 아기 같은데 어디가 늙었다고." 소은정은 눈웃음을 지으며 흐뭇하게 전동하를 바라보았다. "오빠 빼고 우린 영원히 안 늙을 거예요." 19살 청춘의 소은정과 지금의 소은정은 별로 달라진 게 없었다. 얼굴에는 여전히 주름 하나 없었고 여전히 피부가 탱탱했다. 눈빛은 투명했고 맑았다. 마치 소은정만 세월을 비껴간 것 같았다. 유일하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조금 덜 여리고, 덜 온화해졌다는 것이다. 전동하 때문에 생긴 변화 같았다. 소은해는 뒤에서 불만스러운 듯 콧방귀를 뀌었다. 그들은 아주 빨리 별장에 도착했다. 소은해는 별장에 들어서자마자 외투를 벗고 가볍게 기지개를 켰다. 고용인은 이미 실내의 온도를 다 조절한 덕에 화로의 장작불이 한창 잘 타고 있었다. 바깥의 눈이 겹겹이 쌓여 온 세상이 다 하얗게 느껴졌다. 마당에 우뚝 솟은 소나무 몇 그루와 마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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