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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93화 비웃음

아까 연회장에서 박수혁과 꽤 오래 대화를 나누던 여자였다. 분위기나 배경이나 그와 꽤 어울리는 여자였다. 성화 그룹의 외동딸이자 현 성화 그룹 실질적인 오너. 예쁜 얼굴에 학벌, 능력까지 어디 한군데 빠지는 게 없는 여자였다. 박수혁은 되도 않는 교태를 부리면서 달려드는 여자는 극혐하지만 자신만의 개성과 능력을 갖춘 여자에게는 꽤 관대했다. 그녀들에게 소은정과 비슷한 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인정하기는 싫지만 이게 사실이었다. 조금 전 연회에서 성미려는 유일하게 그와 유쾌하게 대화를 나누었던 여자였다. 적지 않은 사람들은 그녀가 박수혁이 선택한 미래의 약혼녀라고 추측했다. 그녀는 그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고 그룹을 이끌어나갈 수 있는 인재였다. 그래서 성미려의 출현에 많은 여자들이 스스로 포기했다. 두 사람의 다툼을 성미려가 못 들었을 리는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편안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그녀는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는 대신, 친근한 태도로 박수혁에게 말했다. “아까 일이 있어서 먼저 나갔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시준이가 아팠다면서요? 아빠가 보내서 문안 왔어요. 시준이는 지금 좀 어때요?” 그녀는 적당한 선에서 그에게 관심을 표했다. 그러더니 남유주에게도 친근한 미소를 지으며 눈인사를 했다. 참 미워할 수도 없는 여자였다. 두 사람의 다툼은 그렇게 끝이 났다. 박수혁은 당황한 티를 내지 않고 차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무뚝뚝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성 회장님께는 감사하다고 전해주세요.” “시준이 좀 볼 수 있을까요? 그래야 돌아가서 아빠한테 할 얘기가 있을 것 같아서요.” 박수혁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남유주를 무시한 채, 성미려를 데리고 병실로 향했다. 남유주는 그들의 뒷모습을 힘껏 흘겨보고는 자리를 떴다. 그런데 박수혁이 내던진 큐브가 눈에 띄었다. 그녀는 천천히 다가가서 그것을 집어들고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엘리베이터에서 익숙한 얼굴이 내렸다. “남유주 씨?” 이한석은 남유주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그가 미소를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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