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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91화 함정

아이는 태한 그룹의 유일한 핏줄이었다. 그와 같이 있다가 사고를 당했으면 목숨을 바쳐 사죄해도 모자랄 판이었다. 이한석은 침묵했다. 잠시 후, 지배인이 문을 노크했다. 문밖에는 앳되 보이는 여자가 서 있었다. 여자는 사람들 틈에 있어도 전혀 눈에 띄지 않을 평범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지배인이 말했다. “이쪽이 송호연 씨입니다.” 그녀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전혀 모르는 눈치였다. 이한석은 지배인을 힐끗 바라보았다. 지배인이 험악한 표정으로 그 여직원에게 말했다. “시준 도련님이 방에 들어간 뒤로 그 방에 출입한 사람은 너밖에 없어. 애한테 뭘 먹인 거야?” 송호연이 흠칫하며 부인했다. “별거 아니었어요. 애가 배가 고프다길래 식당 주방으로 가서 먹을 것을 좀 챙겨다 줬어요. 애가 밥을 다 먹은 뒤에 식기를 회수해서 제 자리로 돌아갔고요.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지배인이 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주방장이 누구야? 설마 직원들 먹던 음식을 그대로 가져다줬어?” 송호연이 입술을 깨물며 대답했다. “하지만 지배인님께서 따로 음식을 챙겨드리라는 말씀이 없으셔서 뭘 줘야할지 몰랐는걸요. 물어보니까 아무거나 먹을 수 있는 거면 된다고 해서 가져다드린 거예요. 시준 도련님 점심을 드신 이후로는 아무것도 먹지 못한 상태라 많이 배고파 보이길래 가장 빨리 먹을 수 있는 걸로 가져다드렸죠. 제가 잘못한 건가요?” 지배인은 한숨이 나왔다. 딱히 그녀의 말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었다. 송호연이 죄가 있다면 눈치가 좀 없는 거랄까. 그는 이한석의 눈치를 살폈다. 박시준이 점심 이후로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있었다는데 아무도 그걸 눈치채지 못한 건 명백한 실수였다. 이한석이 싸늘하게 식은 얼굴로 물었다. “진통제도 그쪽이 줬습니까?” 송호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먹고 얼마 안 지나서 배가 아프다고 해서요. 그래서 가지고 있던 진통제를 드렸죠.” “어떻게 시준 도련님한테 아무 약이나 줄 수 있어? 그러다가 문제라도 생기면 네가 책임질 거야?” 지배인이 욕설을 퍼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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