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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6화 안녕

두 아이가 재미있게 웃고 떠들었다. 박시준의 작은 볼에는 보조개가 선명했고 눈에서는 맑은 빛이 새어나왔다. 그들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티키타카가 잘 맞아 보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전새봄과 문준서도 달려나왔다. 소지혁은 전새봄의 책가방을 들어주더니 자기 가방 안에서 사탕을 꺼내 주었다. 그제야 전새봄이 얌전하게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 모습에 박수혁은 왠지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순간, 그는 통화 상대가 했던 말도 다 잊어버렸다. 아이들은 언제나 귀엽고 항상 희망으로 가득찼다. 그런데 그들이 웃고 떠드는 모습을 보며, 박수혁은 왠지 마음이 공허해졌다. 더는 채워지지 못할 공허함. 그 공허함은 그의 삶을 어둡게 만들었다. 그는 자기가 또 망상에 빠졌다는 것을 알 게 되었다. 전동하가 돌아온 뒤로 박수혁은 소은정에 대한 그리움을 애써 억제했고, 그리움이 조금은 줄어들었다. 하지만 지금, 그는 끝이 보이지 않는 절망감에 빠졌다. 잡을 수도 없고 가질 수도 없었다. 심장을 도려내는 듯한 고통에 숨을 쉴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내, 이런 고통마저 사라졌다. 마치 아무 일도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뒤에서 누군가 경적을 울리자 아이들의 시선은 바로 그쪽으로 향했다. 소지혁과 전새봄, 그리고 문준서가 즐겁게 뛰어가자 박시준도 뒤따라 달려가 고개를 들고 소은정을 바라보았다. 소은정은 활짝 웃으며 박시준의 머리를 쓰다듬고 몇 마디 하더니 세 아이들을 차에 태웠다. 박시준이 손을 흔들며 그들에게 인사를 하려는 찰나, 누군가의 그림자가 다가왔다. 박시준은 고개를 돌려 그 쪽을 바라보더니 활짝 웃으며 달려갔다. “아빠!” 박수혁은 박시준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소은정에게 다가갔다. 다행히, 전동하는 보이지 않았다. 아니면 이 대화는 어려워질 것이다. 박수혁을 발견한 소은정은 미소를 거두었다. 그녀의 정교하고 아름다운 이목구비에서 차가운 기운이 풍겼다. 박수혁은 가슴이 아팠지만 애써 이런 아픔을 무시했다. “시간 있어? 얘기 좀 하자. 몇 분이면 돼.” 소은정은 단칼에 거절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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