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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77화 도둑놈

“내가......내가 가라고?” 이민혜가 놀라서 당황을 했다. 안에 있던 플라스틱 우정들이 의아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고 이민혜 또한 다급히 안색을 가다듬고 미소를 지으며 등을 돌렸다. “내가 가면 드러나지 않겠어?” 그녀는 지금 행보가 힘들다. 친아들도 그녀를 무시하고 태한그룹에서 그녀의 지위 또한 여지없이 떨어졌으니까. 만약 자신이 손을 썼다는 걸 박수혁이 알게 되면 그녀는 자신이 쫓겨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필경 박수혁이 그렇게 정이 있고 의리가 있는 사람이 아니니까. 그래서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저항하고 당황했다. 남자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하더니 그녀의 그까짓 배짱이 우습다는 듯이 무뚝뚝하게 입을 열었다. “걱정마. CCTV는 내가 다 망가뜨려서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거야, 혹시 주변에 쓸만한 사람 또 있어? 아직 자기 아들한테 매수되지 않은 사람말이야. 자기가 변장을 하고 소방통로로 들어가면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거야. 그리고 아무도 없는 곳으로 차를 몰고 가서 버리면 되고 말이야. SC그룹에서 반응할 즈음이면 소은정은 이미 죽었을 테고, 그때 가서 고작 차 한대에 관심 둘 사람, 없을 거야.” 약간 유혹적인 남자의 말에 이민혜는 마음이 흔들렸다. 그녀의 눈동자가 살짝 움직였다. 어쩌면 이것이 만전의 기회일 수도 있다. 전에는 그녀에게는 조력자가 없었지만 지금은 있지 않은가! 남자는 뒤에 한마디 더 붙였다. “자기한텐 마지막 기회야. 나는 뒤를 밟는 자가 있어서 A시로 못가. 그러니 가든 안 가든 자기가 알아서 결정해!” 남자는 말을 마치고는 전화를 끊었다. 뻣뻣하게 멍하니 서있던 이민혜도 천천히 휴대폰을 끊었으나 오랫동안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그녀는 느릿느릿 카드 테이블로 걸어갔다. 옆에 있던 사모님이 싱글벙글 웃으며 자신의 휴대폰을 건네는데, 그 안에는 젊은 여자의 사진이 들어 있었다. “사모님, 보세요. 제 조카딸인데요 방금 외국에서 유학하고 돌아왔거든요. 얌전하게 말도 어찌나 잘 듣는지, 예쁘죠?” 다른 사모님도 질세라 미리 준비한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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