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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41화 누구를 위한 선물인가

밖에서 만취한 이형욱이 병원이 제집 안방인 것처럼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그는 원래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성격이 아니었다. 그가 살아온 세상에서 돈으로 해결하지 못할 일은 없었고 돈 많은 사람이 갑이었다. 남유주는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누워서 천장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밖에서는 이형욱의 고함이 들리고 고용인이 이한석에게 전화하는 소리도 들렸다. 그가 매번 주먹으로 병실 문을 칠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병원 소동은 결국 경찰 신고까지 이어졌다. 이형욱이 문을 거의 박살내다시피 했으나 남유주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이한석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상황은 이미 정리되어 있었다. 그는 박수혁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기분이 안 좋아 술을 마신 박수혁은 알아서 하라고 했다. 이한석은 무거운 표정으로 파손된 문을 바라보았다. 고용인이 긴장한 표정으로 안에서 나왔다. “이 비서님, 남유주 씨는 이형욱 씨의 구속을 원치 않는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병원에 적당한 손해배상만 한다면 남편의 책임을 추궁하고 싶지 않다고 하더군요.” 남편. 이한석을 포함한 모두가 놀랐다. 반면 형사의 태도는 차분했다. “그럼 정당한 이유를 설명해 주셔야 할겁니다. 남유주 씨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처벌을 아예 안 받는 건 아니거든요.” “남유주 씨는 태도가 확고합니다.” 고용인이 말했다. 사실 그들도 이해할 수 없었다. 술 취해서 난동을 부리고 쩍하면 가정폭력에 밖에서 바람까지 피우는 남자를 이렇게 쉽게 용서하다니. 이한석이 말했다. “남유주 씨 한번 만나볼 수 있을까요?” 고용인이 고개를 끄덕이자 이한석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남유주는 잠든 건지 눈을 감고 가냘픈 숨을 토해내고 있었다. 언제 숨이 멎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태였다. 이한석은 기침을 하며 입을 열었다. “남유주 씨, 정신이 들었다면 우리 얘기 좀 할까요?” 남유주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잠든 게 아니었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됐는데 가족들에게 연락해서 도움을 요청하는 게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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