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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22화 불편한 몸

소은정은 실눈을 뜨며 전동하를 째려보았다. 그를 뒤로 가볍게 밀쳐지자 뒤로 힘없이 밀려났다. 투닥거리고 있으니 예전으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전동하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그녀의 뺨을 쓰다듬으며 물컵을 그녀에게 건넸다. "약부터 먹어요." 순간 당황한 소은정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놀란 듯 두 눈을 크게 뜬 소은정은 전동하를 바라보았다. 전동하는 몸을 돌려 책상 위에 놓인 약병 몇 개를 들어서 보았다. 소은정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어떻게 안 거예요?" 전동하의 눈빛이 어둡게 변했다. "처음 돌아왔을 때, 윤 비서한테 조사하라고 했거든요. 조우태 선생님이 당부하더라고요, 당신한테 약 잘 챙겨주라고." 한숨을 뱉은 소은정이 덤덤하게 말했다. "당신 때문에 약 먹는 거 아니에요. 당신, 나한테 그 정도로 중요한 사람 아니에요." "음." 전동하는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내가 미안해요. 너무 늦게 돌아와서 미안해요. 이젠 다 좋아질 거예요." 자기를 안심시키는 전동하의 손길에 그녀는 울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오늘 그녀는 감정 기복이 너무 컸다. 최후의 이성을 가까스로 움켜잡은 그녀는 전동하가 건네준 약을 받아들여 입 안에 넣고 물을 삼켰다. 평소 그녀는 약이 보이면 먹고 까먹으면 안 먹었다. 전동하가 돌아왔기에 그녀의 마음은 한결 안정감을 찾았다. 예고도 없이 찾아오는 우울증이 전혀 두렵지 않았다. 인구 중 절반은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 단지 우울증이 오게 된 계기와 증상이 다를 뿐이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으니까. 소은정의 시선을 느낀 전동하는 살포시 미소를 지었다. "씻고 올게요." 깔끔한 성격이었던 그는 부엌에서 혹시라도 냄새가 배었을까 봐 씻고 잠자리에 들기로 했다. 소은정은 실망한 듯 입술을 오므리고 아무 말도 못한 채 잡지를 들고 침대로 터덜터덜 걸어갔다. 전동하는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몸이 불편하게 된 전동하는 다시 돌아올 생각을 하지 못했다. 여생을 이곳저곳 떠돌면서 살 줄 알았다. 다행히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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