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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93화 그가 아니면 의미 없어

송지학은 얄밉게 눈썹을 치켜올리고는 소은정에게 고개를 돌렸다. 소은정이 그에게 말했다. “가서 새봄이랑 준서 좀 보고 있을래요?” 송지학은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그는 일부러 박수혁의 염장을 질렀다. 송지학이 떠나고 자리에는 두 사람만 남았다. 박수혁은 짜증스럽게 송지학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말했다. “싼 티가 너무 나는데 어디 업소에서 돈 주고 데려왔어?” 소은정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아무리 차분한 사람이라고 해도 억지로 시비를 걸어오는 사람에게는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여긴 공공장소였고 그녀는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기 싫었다. 그녀의 인내심이 점점 바닥나고 있었다. “박수혁, 그만 좀 해. 내가 누구랑 같이 밥을 먹든 그건 내 자유야!” 박수혁은 기가 차다는 듯이 웃었다. “자유?” 그는 광기 어린 눈빛으로 그녀를 쏘아보다가 손을 뻗어 그녀의 팔목을 잡았다. “소은정, 난 너한테 충분히 자유를 줬다고 생각해. 어차피 전동하는 안 돌아올 테니까 너도 이만 포기하고 운명을 받아들여.” 박수혁의 눈가에 살기가 스쳤다. 과거의 그는 전동하에게 완전히 패배하고 물러났다. 그는 자신이 포기하는 게 그녀를 위한 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전동하가 사라진 지금 그녀가 다른 남자와 가족처럼 화기애애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자 배알이 뒤틀렸다. 그럼 매번 잘해보겠다고 다가갔다가 거절당한 나는 뭐지? 서운함, 답답함, 질투, 온갖 감정이 모여 그의 이성을 집어삼켰다. 그는 언젠가 그녀가 자신을 바라봐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잔인할 수 있지? 언제까지 그는 뒤에서 그녀가 다른 남자와 손 잡고 웃는 모습을 지켜만 봐야 하지? 그럴 수는 없었다. 소은정은 그의 손을 뿌리치려 했지만 힘에 부쳤다. 무언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지금 뭐 하자는 거지?” 그는 냉소를 지으며 그녀를 빤히 바라봤다. 더 이상 착한 사람 흉내는 사양이었다. 전동하처럼 자상하고 부드러운 남자를 연기하고 싶었으나, 그는 결국 박수혁이었다.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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